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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결과를 내야 했던 지난 이란,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경기는 논외로 치자. 신 감독이 언급한 대로 그 2경기는 '신태용 축구'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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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전에서 보여준 공격은 지난 최종예선 보다는 확실히 나아진 모습이었다. 원터치 패스로 이어지는 특유의 '돌려치기'도 여러차례 나왔고,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손흥민을 프리롤로 둔 전술도 나쁘지 않았다. 슈틸리케 체제 하에서 고립됐던 손흥민은 확실히 공격 시 더 많은 관여를 할 수 있었다. 손흥민-권창훈-황의조(감바 오사카)로 이루어진 스리톱이 위치에 구애받지 않고 쉴새 없이 움직이는 '무한 스위칭'은 호평을 받을만 했다. 황의조 대신 돌파와 마무리가 좋은 황희찬(잘츠부르크)이 부상에서 돌아온다면 더 위력적으로 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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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신 감독이 수비에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은 아니다. 러시아전에서 신 감독은 '변형 스리백'을 택했다. 윤석영(가시와)의 부상 낙마로 전문 윙백 부재를 해결하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다. '윙어'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이 오른쪽 윙백, '센터백' 김영권(광저우 헝다)이 왼쪽 윙백으로 나섰다. 공수 균형이 무너진 좌우 측면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장현수 시프트'를 꺼냈다. 장현수(FC도쿄)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을 오갔다. 장현수의 위치에 따라 포메이션이 바뀌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위치할 시에는 4-2-3-1, 센터백에 자리할때는 3-4-3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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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쪽에 너무 많은 공간이 열렸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장현수는 '러시아의 에이스' 코코린의 움직임에 따라 위치를 바꿨다. 그러다보니 포지셔닝이 애매했다. 올라갈 타이밍에 내려서면 중원쪽에, 내려서야 하는 순간에 올라가면 수비 가운데에 공간이 비었다. 장현수는 좋은 선수지만, 수비를 넘어 경기 전체를 읽을 시야를 갖춘 선수는 아니다. 상대의 공격이 날카롭지 않았음에도 가운데가 비다 보니 여러 차례 기회를 내주고 말았다.
더 답답한 사실은 반전 카드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번 명단에서 전문 윙백이 부족하기는 했지만, K리거가 합류한다고 해도 측면 수비가 엄청나게 업그레이드된다고 하기 어렵다. 김진수는 예전의 폼을 잃었고 최철순(이상 전북)은 유럽팀을 상대로 경쟁력을 확신할 수 없다. 김민우(수원) 고요한(서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하고는 뽑을 카드가 마땅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계속된 '변형' 카드만으로는 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최종예선과 이번 러시아전을 통해 자명해졌다. 사실 '변형'이라는 단어 자체가 상대 때문에, 혹은 우리 자신 때문에 원래 계획을 틀어버린 '플랜B'를 의미한다.
특별한 '수'를 찾는데 집중할 시간은 없다. 급할수록 정도를 걷는 것이 정답이다. 이제 남은 기간 동안 할 수 있는 선택은 최대한 빠르게 수비 전형과 멤버를 정하고 조직력을 맞추는 것 뿐이다. 조직력이 구축되면 적어도 세트피스에서 허무하게 골을 먹는 장면은 막을 수 있다.
코칭스태프 보강도 시급하다. 이미 찾고 있는 전술 코치를 더 빠르게 데려와야 한다. 분석과 전략적인 부분에서 신 감독의 짐을 덜어줘야 한다. 러시아의 가장 큰 공격루트가 세트피스였음에도 이에 대한 대비책이 부족했던 것은 분명 코칭스태프의 실책이다.
러시아전을 통해 얻은 교훈은 확실하다. 2골을 넣어도 4골이나 먹는 수비로는 답이 없다. 지금 문제는 공격이 아니다. 이런 수비로는 월드컵 본선에서 더 큰 망신을 당할 수 있다. 수비에 대한 답을 찾아야 16강 희망도 키울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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