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모의고사, 난이도가 꽤 높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이 10일 오후 10시30분(이하 한국시각) 스위스 빌-비엔의 티쏘 아레나에서 모로코와 평가전을 갖는다. 지난 7일 러시아전에서 2대4로 완패한 A대표팀은 이번 모로코전에서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아야 하는 부담스런 상황에 놓였다.
러시아전 패배가 아팠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행에 성공한 뒤 한 달 동안 '히딩크 광풍'에 휩싸였다. 대한축구협회가 직접 나서 거스 히딩크 감독과 '결자해지' 하면서 신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신 감독은 변형 스리백 활용 및 이청용의 윙백 변신 등 다양한 실험을 했다. 그러나 후반전 터진 김주영의 '멀티 자책골' 등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서 적지에서 완패를 당했다. 그라운드 바깥에선 다시금 신 감독의 리더십에 대한 비난이 들끓었고 본선 성적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었다. 모로코전을 앞둔 신 감독의 중압감은 더 커졌다. 모로코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56위로 한국(51)보다 낮은 위치지만 실제 전력은 앞선다는 점 역시 A매치 5경기 연속 무승(3무2패) 부진을 끊어야 하는 대표팀의 부담감을 키울 만하다.
반전책은 승리 뿐이다. 소모적인 논쟁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결국 신태용호가 결과로 증명하는게 분위기를 환기시킬 유일한 방법이다. 러시아전에서 이청용의 재발견을 이뤄냈고 권창훈의 성장세를 확인했다. 오랜기간 답답한 모습을 보였던 골 결정력도 살아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있었다. 부진을 곱씹기보다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살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라운드에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선수들의 반전 의지는 어느 때보다 크다는 점도 이번 모로코전에서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권창훈은 "감독님이 '실수하더라도 도전하고 또 도전하라'고 이야기해주시더라. 감독님의 축구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이 나올 것"라고 내다봤다. 구자철 역시 "긍정적인 것들을 계속 가져가며 인내하고 견뎌야 한다"며 "(월드컵이라는) 어려운 길을 가는 과정이다. 결과에 풀이 죽을 수도, 실망할 수도 있지만 계속 끌고 가야 한다. 우리 스스로 조금씩 결과를 내고 희망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감독도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대한 의지는 접지 않았다. 신 감독은 9일 빌-비엔에 도착한 뒤 "양쪽 풀백 자원이 없어 원하는 플레이를 할 순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선수들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실험을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 테스트를 해야 한다. 그래야 로드맵을 짜는데 문제가 없다. 최소한 1분이 되더라도 모든 선수들이 다 뛰게 하게끔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평가전에서) 결과를 가져오는 것도 필요하지만 월드컵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가 더 중요하다. 한 두 경기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월드컵이다. 쉽게 생각하는 선수는 대표팀에 못 올 수 있다. 안이하고 방심하는 선수들은 가차없이 대표팀에 뽑지 않을 것이다. 사명감이 있고 정신력을 발휘해줘야 한다"고 분발을 촉구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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