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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치욕적이었다. 아무리 실험이라는 이미지가 짙은 경기라지만 조직력과 경기내용은 한 국가의 대표팀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웠다. 아마추어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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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전에서 윙백으로 변신해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받은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은 모로코전 전반만 따지면 낙제 수준이었다. 풀백 나히리와 윙어 엘 하다드의 파상공세에 시달리며 경기 초반부터 오른쪽 측면을 제대로 사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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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린 수비는 10분 만에 두 골을 허용했다. 수비수가 많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전반 7분 실점 상황에선 한국 수비수들이 모로코 공격수보다 두 배 이상 많았지만 날카로운 한 방에 그대로 당하고 말았다. 중원부터 강한 압박이 이뤄지지 않았고 문전 침투패스에 대한 압박도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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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이 플랜 B로 장착하려던 변형 스리백은 30분을 버티지 못했다. 신 감독은 전반 30분 이전에 세 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남태희 대신 권창훈, 김보경 대신 구자철, 김기희 대신 정우영이 투입됐다. 그리고 스리백을 버리고 포백으로 전환했다.
수비가 흔들리다 보니 공격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었다는 건 핑계에 불과했다. 공격도 실패에 가까운 변형 스리백 만큼이나 무기력했다. 패턴 플레이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빌드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부정확한 패스가 가장 큰 문제였다. 심리적으로 쫓기면서 쉬운 패스조차도 전달되지 않았다. 후반 18분에는 기성용이 빌드업을 하다 상대에게 차단당해 수비에서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기성용은 부상에서 갓 회복해 넉 달 만에 선발 출전했지만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제대로 했다고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결국 후반 34분 박종우와 교체됐다.
그야말로 '오합지졸'이었다. 어수선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한 조직력은 90분 내내 연출되지 않았다. 개인 기술이 떨어지다 보니 조직력이 극대화될 수 없었다. 한 방을 기대했던 손흥민도 370일 만에 골맛을 봤지만 자신이 만들어낸 골이 아니었다. 후반 교체된 상대 골키퍼의 실수에 의한 것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최전방 공격수로 보직을 이동했지만 전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상대 분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듯 보였다. 공격 패턴은 단순하기 짝이 없었다. 좀처럼 빌드업이 되지 않자 롱패스에 의존한 공격만 이어졌다. 이른바 '뻥축구'가 되살아났다.
러시아전에 이어 모로코전 참패는 총체적 난국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한국 축구의 단면이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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