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는 '여성 지도자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6팀 중 2팀을 여성 감독이 이끌고 있다. 지난 3년간 흥국생명을 V리그 명문으로 끌어올린 박미희 감독(54)에다 올 시즌 현대건설 지휘하게 된 '명세터' 출신 이도희 감독(49)이 프로배구 사상 세 번째 여성 감독이 됐다. 한 시즌 두 명의 여성 사령탑은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다.
박 감독과 이 감독은 스타일이 180도 다르다. '물'과 '불'로 비유할 수 있다. 박 감독은 물처럼 부드러운 스타일이다. 일명 '엄마 리더십'을 펼치고 있다. 박 감독은 "여성 감독이 남자 감독처럼 지도하면 히스테리 부린다고 한다"며 웃은 뒤 "사실 내가 여자이기 때문에 '엄마 리더십'으로 보여지는 부분이 있긴 하다. 남자 감독과 똑같이 해도 그렇게 느끼는 것 같다. 그러나 나만의 개성과 스타일대로 지도할 뿐 여성 감독이라고 '엄마' 또는 '이모' 리더십에 집착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긍정적으로 보면 여자 감독이 남자 감독보다 더 집요하고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잘 집어낼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이 감독은 불같이 강한 스타일이다. 이 감독은 "박 감독님은 온화하시다. 난 다른 스타일이다. 조금 강하다. 아닌 것은 아니라고 짚어야 한다. 특히 훈련 태도, 인성 등 기본적인 걸 본다"고 설명했다. 또 "프로의 세계에 여성과 남성은 없다. 코트 위에선 모두가 프로다. 땀의 무게로 말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실전 때는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는다. 선수들이 경직되면 안 된다. 할 땐 하고 경기 때는 훈련했던 걸 즐기며 풀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둘의 공통점은 '배우는 감독'이라는 것이다. 박 감독은 "이제 4년차인데 초보 감독은 아니지만 아직 베테랑 감독도 아니다. 3년간 100경기는 했을텐데 매 시즌이 새롭다. 뒤를 돌아보면 항상 비어있다. 이 곳간에 새로움을 채워넣고 있는 중"이라며 겸손함을 보였다. 생애 첫 프로 사령탑으로 V리그를 치르는 이 감독은 "나는 이제 시작하는 감독이다. 부담은 없다. 박 감독님께서 더 부담되실 것이다. 난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현역시절 둘의 인연은 깊지 않다.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춰보지 못했다. 이 감독은 "박 감독님과 함께 선수 시절 뛰진 못했다.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모두 박 감독님이 한참 앞서 계시는 분이었다. 난 조금 늦게 떴고 박 밤독님은 당대 최고이셨다"면서 "지금으로 얘기하면 '김연경'같은 존재였다. 뒤에서 보면서 존경심을 품었을 정도"라고 회상했다.
기대를 모았던 여성 감독간 첫 맞대결은 이 감독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컵 대회에서 흥국생명을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제압했다. 이 감독은 발톱을 숨겼다. "감독이 되고나서 여성 맞대결은 의식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 감독님께서 잘 걸어가고 계시기 때문에 나도 그 길을 따라 걸어 여성 지도자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
설욕을 꿈꾸는 박 감독은 의연했다. "이 감독이 절대적인 내 라이벌은 아니다"라며 미소를 보인 박 감독은 "이 감독을 5팀 사령탑 중 한 분의 경쟁자라 생각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승부의 세계다. 이 감독과의 맞대결에선 지고 싶은 생각이 없다"라며 확고한 신념을 드러냈다.
박미희-이도희 감독의 여성 사령탑 경쟁 구도, V리그 여자부의 새로운 핫 이슈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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