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틈이 있다. 바로 실전 감각이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IA 타이거즈의 현재 최대 고민은 바로 여기에 있다.
KIA는 지난 3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kt위즈를 상대로 승리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후 짧은 휴식에 이어 지금까지 10일 여 동안 광주에서 팀 훈련을 진행 중이다. 훈련 메뉴는 예상대로 컨디셔닝과 실전 감각 회복에 맞춰져 있다. 어차피 지금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거나 새 기술을 익히는 게 목적이 아니기 때문에 강도는 평이하다. 그 보다는 선수들이 몸 상태를 한국시리즈에 정확히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이런 훈련이 선수들의 컨디션은 회복시킬 수 있을 지라도 실전 감각의 회복까지는 잘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이 실전 감각이야말로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KIA 코칭스태프의 고민은 여기서 비롯된다. 휴식 등을 통해 몸상태를 아무리 좋게 만들어도 막상 실전에 나갔을 때 좋은 타격 슬럼프를 보인다거나 뜻밖의 실책을 하는 경우가 나온다. 비로 실전 감각이 떨어져 생기는 일들이다. 그래서 이 감각을 다시 끌어올리는 게 관건이다.
마치 칼집에 잘 넣어뒀던 칼을 꺼내 새로 휘두르기 전에 다시 숫돌에 날카롭게 갈아주는 것과 흡사하다. 시즌 전 스프링캠프의 후반 메뉴가 대부분 다른 팀과의 연습 경기 일정으로 채워진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KIA 역시 현재 준비 기간 동안 정규시즌 144경기를 치르며 몸속에 심어진 본능을 되살려야 한다. 그래야 돌발적인 사태에 보다 원활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연습 경기다. 이왕이면 스프링캠프 때처럼 다른 프로팀과 연습 경기를 치르면 좋겠지만, 가능한 이야기가 아니다. 시즌 종료 후 포스트시즌에 들어가지 못한 팀은 휴식 중이다. 일본 교육리그로 떠난 팀도 많다. 정규시즌 종료 후에 다른 팀을 움직일 순 없다.
그렇다고 아마추어 대학팀과 경기를 하는 것도 맞지 않다. 스프링캠프 때라면 모를까, 지금은 한국시리즈를 목전에 둔 시기다. 가장 베스트 전력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전력차이가 많이 나는 대학팀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없다.
결국 남은 건 자체 홍백전 뿐이다. 베스트 멤버와 백업 멤버를 고루 섞어 실전처럼 맞붙게 하는 것이다. 물론 부상 방지를 위해 100% 전력을 쏟아붓지 않는다. 하지만 실력이 팽팽한 두 팀이 만들어져 꽤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KIA는 14일에 첫 자체 홍백전을 치렀다. 허리 상태가 약간 좋지 않은 최형우를 제외한 주전들이 총출동해 그라운드에서 땀을 쏟았다. 앞으로도 자주 치를 예정이다. 실전처럼 치러지는 홍백전을 통해 KIA는 과연 경기 감각을 다시 날카롭게 만들 수 있을까. 그래야만 우승도 보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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