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공은 어렵더라도, 생각해둔 건 있어요."
두산 베어스는 플레이오프에서 1패 뒤 3연승을 따내며 매우 좋은 흐름을 탔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의 타격이 무시무시했다. 그 때문인지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를 앞둔 두산 선수단에는 여유와 자신감이 흘러넘쳤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를 하루 앞둔 23일 잠실구장에서 마지막으로 합동 훈련을 진행했다. 전날 전체 휴식을 통해 풀어준 근육을 강도높은 훈련으로 다시 조였다.
특히 두산 타자들은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이 예상되는 헥터 노에시를 대비한 듯 오른손 배팅볼 투수의 공을 집중적으로 받아쳤다. 헥터가 올해 20승으로 막강한 모습을 보인데다 특히 리그 최정상급의 속구를 지닌 투수이기 때문에 더욱 훈련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두산 타자들의 각오와 전략을 팀 공격의 선봉장인 리드오프 민병헌이 대변하고 있다. 민병헌은 대뜸 기자에게 "기사를 보니 KIA가 1차전 선발로 헥터를 낼 것 같다. 사실 좀 걱정이 된다. 푹 쉬고 나와서 공이 더 빨라져 있을 것 같다. 한 160㎞ 던지는 거 아닌가 걱정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농담으로 하는 얘기만은 아니다. 헥터의 강속구가 잘 제구되면 여간해선 치기 어렵다. 그래서 민병헌도 헥터의 강속구를 가장 걱정하면서도 두려워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민병헌이 지레 겁을 먹은 건 절대 아니다. 얼굴 표정에는 특유의 자신감이 묻어 나왔다. 플레이오프 3차전 MVP다운 자신감이다. 민병헌은 "헥터를 대비한 타격 전략은 이미 생각해둔 게 있다. 이전에도 헥터가 나에게 한번 혼쭐이 난 적이 있는데, 그때의 감을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민병헌은 이후에도 헥터의 구종과 코스에 관한 설명을 덧붙이며 자신의 전략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 일. 한국시리즈가 열리기 전에 공개할 수는 없었다. 중요한 건 두산 타자들이 두려움 없이 각자의 방법으로 'KIA 투수 공략법'을 생각하며 훈련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플레이오프 때의 기분 좋은 손맛을 계속 보려는 듯 하다. 과연 민병헌을 필두로 한 두산 타자들의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 한국시리즈 1차전이 더욱 기대된다.
잠실=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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