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에이스는 더스틴 니퍼트다. 2011년 입단해 KBO리그 7년차인 올시즌까지 통산 94승43패,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올해 14승을 올리면서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승 기록 보유자가 됐다.
포스트시즌서도 그동안 니퍼트는 에이스의 위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14경기에 등판해 4승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했다. 2015년과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는 3경기에서 17⅓이닝을 던져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KIA 타이거즈와의 이번 한국시리즈서도 니퍼트는 1선발로 나선다. 경력이나 컨디션에서 '감히' 니퍼트를 대신할 만한 투수를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게 두산의 현실이다. 하지만 니퍼트는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17일 잠실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난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 경기에서 니퍼트는 5⅓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 8안타를 맞고 6실점(5자책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5-2로 앞선 5회초 1사 만루서 재비어 스크럭스에게 만루홈런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볼카운트 1B1S에서 던진 3구째 129㎞짜리 슬라이더가 스크럭스의 배트 중심에 정확히 걸려들었다. 스크럭스는 경기 후 "니퍼트가 득점권에서 슬라이더를 많이 던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슬라이더를 노리고 타석에 들어섰다"고 했다. 초구 슬라이더, 2구째 직구, 그리고 3구째 슬라이더 순의 볼배합이었다. 홈런을 맞은 이 슬라이더는 이날 니퍼트의 80번째 투구였다. 다음 날 두산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성급하게 승부하다 걸린 것이다. 좀더 침착했어야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니퍼트는 앞선 3회에도 2사 2,3루서 박민우에게 151㎞짜리 직구를 던지다 중견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내주며 2실점했다. 이날 8안타를 맞았다는 건 그만큼 구위가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3개의 4사구를 내주고 실투가 많았다는 것 또한 제구에도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니퍼트가 지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니퍼트는 지난해 167⅔이닝, 올해 179⅔이닝을 각각 소화했다. 36세의 나이에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며 그 정도의 이닝을 쌓아나간 것은 몸관리에 각별하게 신경을 쓰는 니퍼트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은 전력을 다해 투구해야 하는 무대다. 25일 광주에서 만나는 KIA 선발 헥터 노에시는 니퍼트 못지 않은 빠른 공과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이는 에이스다. 물론 타자를 상대로 힘을 써야겠지만, 파워피처간의 1차전 승부는 시리즈 전체 운명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니퍼트는 정규시즌 20승을 올린 헥터의 기세를 누를 수 있는 힘의 투구가 필요하다. 니퍼트가 8일만에 나서는 이번 포스트시즌 두 번째 등판서 명예회복을 할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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