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처럼 큰 경기에선 작은 플레이 하나가 경기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다. 주루 플레이 하나, 수비 하나에 집중을 해야하고 1회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집중력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물론, 도루도 경기 흐름을 돌려놓을 수도 있는 무기다. 단숨에 득점권에 주자가 나가기에 상대팀에 엄청난 압박감을 준다.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는 올시즌 도루가 그리 많지 않았다. KIA는 76도루를 기록해 전체 6위였다. 34번 실패해 성공률은 69.1%다.
두산은 이보다 더 적었다. 69개를 성공시키면서, 33번 실패했다. 성공률 67.6%로 KIA에 뒤졌다.
KIA는 두산전에서 7차례 시도해 5번 성공했다. 성공률이 71.4%나 되지만, 시도 자체가 너무 적었다. 두산은 KIA를 상대로 11번 시도해 3번 실패했다. 성공률 78.6%를 자랑한다. 그런데 11차례 도루 시도 중 8번이 한승택이 포수로 있을 때였다.
KIA와 두산은 도루 저지율이 높은 포수가 주전으로 뛰고 있는데다 타격이 워낙 좋아 도루의 필요성이 그리 크지 않은 팀이다. 게다가 선발투수들의 주자 견제 능력이 좋다.
KIA 김민식은 전체 경기의 3분의 2(96경기) 이상 출전한 포수 중에서 가장 높은 3할7푼8리(허용 46번, 저지 28번)의 도루 저지율을 기록했다. 두산 양의지는 3할2푼1리(허용 36번, 저지 17번)로 4위였다. 양의지가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때 허리 부상을 당해 한국시리즈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것은 악재다. 검진 결과 단순 염좌로 나왔지만 출전할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한다. 양의지 대신 마스크를 쓸 수 있는 박세혁도 3할(허용 30, 저지 12)로 나쁘지 않은 편이다.
양팀에는 언제든 뛸 수 있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KIA에는 도루 2위에 오른 로저 버나디나(32개)를 필두로 김주찬(9개) 이명기(8개) 안치홍(7개) 김선빈(4개) 김호령(3개) 등이 버티고 있다.
두산도 20도루를 한 박건우 허경민(8개) 오재원 류지혁 김재호(이상 7개) 등 뛸 수 있는 자원이 많다.
정규시즌처럼 타격이 터진다면 도루를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최고의 투수들만 나와 전력피칭을 하기에 타격전보다는 투수전으로 흐르는 경우가 많다. 점수가 많이 나오지 않는 경기가 된다면 도루가 1경기를 넘어, 시리즈 전체의 향방까지 바꿀 수도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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