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배우는 단계인 저보다는 박 감독님이 더 부담되시지 않을까요."(이도희 현대건설 감독) "부담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그런 부담감은 언제나 있어요."(박미희 흥국생명 감독)
웃고 있었지만, 말에는 가시가 돋았다. '승리' 앞에 '선후배'도, '여자'도 없었다.
2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경기. 이날 경기는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처음으로 여자 감독이 리그에서 맞대결을 펼친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2014~2015시즌부터 흥국생명을 이끈 박 감독의 뒤를 이어 올 시즌 이 감독이 현대건설의 감독으로 부임하며 역사적인 대결이 이루어졌다. 둘은 당대 최고의 스타플레이어이자 해설위원 출신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 실제 친분도 두텁다. 이 감독이 현대건설 지휘봉을 잡고 가장 먼저 연락한 이도 박 감독이었다.
시즌이 시작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 연락도 줄었다. 박 감독은 "연락 드리는게 조심스럽다. 만나는 횟수도 줄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서로 각자 팀에서 바빴다. 의식적으로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고 웃었다. 이미 지난 컵대회를 통해 한차례 맞대결을 펼쳤지만, 리그는 또 다른 무대다. 당시는 현대건설이 흥국생명에 3대0 완승을 거뒀다. 이 감독은 "피해갈 수 없는 대결이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설욕을 노렸다. 박 감독도 응수했다. 그는 "흥국생명 하면 수비력이 가장 좋은 팀이다. 수비를 어떻게 공략할지에 대해 고민했다. 서브리시브가 되면 센터와 중앙 공격 최대한 활용해야 상대 수비 리듬 깰 수 있다"고 구체적인 공략법을 말했다.
'희자매' 대결에서 감독이 웃었다. 현대건설은 2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0(25-13, 25-22, 25-14)완승을 거뒀다. 이 감독은 지난 컵대회에 이어 또 한번 박 감독과의 대결에서 승리했다. 3연승을 달린 현대건설은 승점 7점으로 선두로 뛰어올랐다. 현대건설은 블로킹 11대4, 서브 7대1, 공격 43대31 등 모든 지표에서 흥국생명을 압도하며 완승을 거뒀다.
희비는 이다영(현대건설)-이재영(흥국생명) '쌍둥이 자매'의 대결에서 갈렸다. 올 시즌 '명세터' 이 감독의 조련 속에 주전 세터로 성장한 이다영은 자신감 넘치는 토스로 현대건설의 공격을 지휘했다. 엘리자베스가 가장 많은 25득점을 올렸지만, 황연주 김세영 양효진 등을 고루 살리는 토스워크가 돋보였다. 이다영은 이날 30개 이상의 세트를 성공시켰다. 여기에 3개의 블로킹과 3개의 서브득점을 묶어 3득점까지 올렸다. 반면 '언니' 이재영은 부진했다. 단 5득점에 그쳤다. 1세트서는 아예 무득점으로 묶였다. 성공률도 17%에 머물렀다. 범실은 5개에 달했다. 주포가 부진한 흥국생명은 심슨에 의존해야 했다.
수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2017~2018시즌 도드람 V리그 전적(25일)
여자부
현대건설(3승) 3-0 흥국생명(1승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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