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못치면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하나."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2차전이 열리는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홈팀 KIA는 전날 열린 1차전에서 3대5로 패했지만, 2차전 필승을 다짐하며 훈련에 열중했다. 1차전 패해 빛이 바랬지만 추격의 스리런 홈런을 쳤던 로저 버나디나는 이날 타격 훈련에서 연신 시원한 타구를 외야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구장 우중간 관중석에는 '기아자동차 홈런존'이 있다. 여기에는 KIA 자동차의 최신 승용차 '스팅어'가 전시돼있다. 본 경기에서 이 홈런존에 홈런 타구를 보내는 선수에게 자동차 선물을 한다. 1차전 두산 베어스 오재일이 행운의 주인공이 된 바 있다.
그런데 버나디나가 훈련 도중 제대로 사고를 쳤다. 엄청나게 잘 맞은 타구가 그 방향으로 가더니, 전시 차량 선루프를 박살내버린 것이다. 연습 타격 시 투수의 피칭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괴력이었다.
그런데 이 장면을 KIA 구단 박한우 사장이 지켜보고 있었다. 박 사장은 훈련을 마치고 들어오는 버나디나를 불러세웠다. 그리고 "당신이 친 공 때문에 차가 박살이 났다. 오늘 시합에서 홈런을 치면 모르겠지만, 못치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했다. 버나디나는 이에 멋쩍게 웃을 뿐이었다.
물론, 긴장을 풀어주려는 농담이었다. 박 사장은 버나디나에게 곧바로 "베리 굿"을 외쳤다. 그만큼 버나디나의 타격감이 좋은 것을 확인했으니 말이다. 아마 박 사장을 비롯해 KIA의 모든 관계자들은 차가 엉망진창이 돼도 좋으니 버나디나가 계속 담장 밖으로 타구를 날려주길 바랄 것이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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