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KIA 타이거즈 포수진의 몸이 서서히 풀리고 있다.
KIA는 2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1대0 신승을 거두며 반격에 성공했다. 시리즈 향방을 가를 중요한 경기에서 에이스 양현종이 완봉승을 따냈다. 한국시리즈 통산 '1대0 개인 완봉승'을 거둔 건 양현종이 최초다. 양현종의 호투 뒤에는 한승택(23)의 영리한 리드가 있었다.
김기태 KIA 감독은 2차전 선발 포수로 김민식이 아닌 한승택을 택했다.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또 한승택은 정규 시즌 장원준을 상대로 8타수 4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상대 전적이 좋았다. 팀 내에서 장원준 공을 가장 잘 쳤다. 공격보단 수비에서 빛났다. 한승택은 경기 초반 양현종의 좋은 패스트볼 구위를 마음껏 활용했다. 바깥쪽으로 피해가는 승부보단 과감한 몸쪽 승부를 즐겼다. 양현종의 패스트볼은 가운데에 몰려도 파울이 됐다. 그 정도로 힘이 있었다. 배터리는 그 점을 잘 활용했다.
한승택은 몸쪽, 바깥쪽을 오가면서 타자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다. 구종 선택도 좋았다. 주로 패스트볼로 압박하면서 위기의 순간에는 바깥쪽 체인지업을 유도했다. 양현종은 타격감이 제대로 물 올라 있는 오재일에게 2안타 만을 허용했을 뿐, 거의 완벽한 피칭을 했다. 그 외 민병헌, 김재환에게 1안타씩 만을 허용했다. 한승택은 위기의 순간, 적절한 타이밍에 마운드를 방문했다. 양현종보다 6살이나 어린 동생이지만, 든든한 포수였다. 8회부터는 김민식이 포수 마스크를 써 완봉승을 합작했다.
양현종은 경기 후 한승택과의 호흡에 대해 묻자 "일부러 경기 전에 (한)승택이에게 껌을 씹고, 나가라고 했다. 작년에 경기를 하면서 정말 대단한 선수라 생각했다. 경기를 즐길 줄 안다. 리드하는 걸 보면 대단하다. 중간, 중간 안 좋은 점도 잘 얘기해줬다. 미래가 정말 밝은 투수다. (김)민식이도 경기 중 공이 좋다는 얘기를 많이 해줘서 자신 있게 포수들을 믿고 들어갔다"라고 밝혔다. 한승택의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출전 경험은 분명 큰 도움이 됐다. 한국시리즈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주전 포수 김민식도 마찬가지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크게 긴장하지 않고 임무를 해냈다. 헥터 노에시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2차전에선 남은 이닝을 잘 리드했다. 특히, 8회초 1사 후 민병헌과의 승부가 흥미로웠다. 민병헌은 6회초 1사 후 양현종의 낮은 패스트볼을 제대로 받아쳐 우중간 2루타로 연결했다. 이날 나온 두산의 유일한 장타였다. 8회초 승부에선 패턴을 바꿀 법도 했다. 그러나 김민식은 그대로 패스트볼 2개를 유도해 유리한 카운트를 점했다. 민병헌은 빠른 공을 그대로 지켜봤다. 이어 양현종은 결정구로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KIA가 2차전에서 얻은 또 다른 큰 수확은 바로 이 젊은 포수들이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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