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에스밀 로저스가 넥센 히어로즈의 벤치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까.
넥센은 지난 26일 로저스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총액 150만달러(약 17억원)로 역대 구단 외국인 선수 최고액이다. 그동안 외국인 선수 영입에 큰 돈을 안 썼던 넥센은 지난해 션 오설리반(옵션 포함 110만달러)에 이어 '거물급 투수' 로저스까지 영입했다.
물론, 히어로즈가 로저스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1선발이다. 넥센은 좋은 국내 선발 투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최원태가 11승을 거두면서 선발로 자리잡았고, 잠재력있는 젊은 투수가 많다. 다만 워낙 변수가 많다. 작년 '신인왕' 신재영은 올해 부진해 주로 불펜으로 등판했다. 선발 변신을 꾀하는 한현희는 아직 내구력이 약한 상황이다. 다른 투수들도 비슷한 상황이라 외국인 투수들의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앤디 밴헤켄은 30대 후반의 나이, 고질적인 어깨 부상을 감안해 재계약을 포기했다. 제이크 브리검도 1선발을 맡기기에는 안정감이 떨어진다. 브리검과 재계약을 하기로 했지만, '에이스'가 필요해 로저스를 택했다. KBO리그에서 어느 정도 검증이 된 투수라 비교적 안정적인 카드라 볼 수 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넥센은 로저스를 영입하면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벤치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뜻이다.
넥센 벤치는 대부분 차분하다. 코칭스태프의 배려로 적당히 자유분방한 팀 분위기와 맞물려 기복이 크지 않다. 연패에 빠져도 크게 처지지 않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되도록 많이 주고,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팀이다보니 확실한 구심점이 필요하다. 베테랑 이택근이나 주장 서건창도 역할을 하고 있지만, 더 활기찬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흥이 많은 남미 출신 로저스를 영입한 것도 이런 배경이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또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다소 침체된 팀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요소가 필요했다. 외국인 선수 교체 작업을 서두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넥센은 그동안 외국인 선수를 뽑을때 미국 출신을 선호했다. 브랜든 나이트나 밴헤켄처럼 오래 머물렀던 선수들은 물론이고, 외국인 타자들은 한명도 빠짐 없이 미국 출신이다. 2011년부터 영입한 모든 외국인 선수 중 미국 외 국가 출신은 도미니카공화국 태생인 헨리 소사 뿐이었다. 타 국가 출신 선수를 배척 한다거나, 차별을 한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구단이 원하는 선수의 스타일과 그동안 넥센에서 몸담았던 외국인 선수들의 성향이 맞아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로저스는 넥센이 4년 만에 선택한 남미 출신 외국인 선수다. 한화 이글스 시절에도 '악동'이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장난기가 많고 흥도 많은 선수다.
물론 로저스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실력이 우선이다. 기대대로 1선발 임무를 수행해준다면 자연스럽게 벤치 분위기도 좋아질 수밖에 없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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