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벌어진 인천-상주의 2017년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
90분의 혈투가 끝났다. 웃은 이는 없었다. 2대2 무승부. 더 아쉬움이 큰 건 전남이었다. 두 명의 인천 선수가 퇴장 당해 수적 우위를 점했음에도 많은 득점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결국 클래식 잔류 전쟁은 마지막 무대에서 마침표를 찍게됐다. 3파전이다. 9위 인천(승점 36), 10위 전남, 11위 상주(이상 승점 35)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를 11위를 두고 클래식 최종전에 운명을 걸게 됐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이 빠져나간 그라운드는 아수라장이 됐다. 원정길에 오른 인천 서포터스가 도를 넘는 '실력'을 행사하다 전남 구단 관계자와 충돌했다. 경기가 끝났음에도 "정신차려, 심판" 등 심판 판정에 불만을 외치던 인천 서포터스 중 두 명이 그라운드에 난입해 서포터스 쪽을 휴대폰으로 촬영하던 그라운드 매니저를 폭행한 뒤 휴대폰을 가지고 사라졌다. 왼쪽 가슴을 부여잡고 그라운드에 쓰러진 관계자는 좀처럼 일어서지 못하고 계속해서 누워있었다.
욕설도 난무했다. 구단 장내 아나운서가 욕설을 자제해달라는 멘트에 인천 서포터스는 더 심한 욕설로 맞대응했다. 참다 못한 전남 관중들도 욕설 대열에 합류해 볼썽 사나운 장면이 30분간 연출됐다. 이 장면은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를 비롯해 김용세 경기감독관과 조영증 심판위원장까지 고스란히 지켜보고 있었다. 폭행과 욕설로 얼룩진 그라운드는 경찰들이 투입돼서야 정리됐다. 경찰들은 양팀 구단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사건을 조사한 뒤 폭행을 한 인천 서포터스의 인적사항을 적어 사후처리할 예정이다.
인천 서포터스의 엇나간 팬심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에는 서포터스가 경기장에 난입해 구단이 7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받았다. 또 경기장 출입구를 막아 서기도 했다. 2013년 8월 3일 울산전에서 심판진이 경기장을 빠져나갈 것을 대비해 3개의 출입구를 지키기도 했다. 당시 서포터스의 대표 3~4명은 주심을 직접 만나겠다며 믹스트존 앞까지 진입했고 이 과정에서 흥분한 팬들은 보안 요원과 몸싸움을 펼치기도 했다.
지난해에도 관중 난입이 있었다. 그러나 이해해줄 만한 난입이었다. 인천이 클래식 잔류에 성공한 뒤 홈 팬들이 기쁜 나머지 그라운드로 달려들어 선수들과 기쁨을 나눴다. 선수와 팬이 한데 섞여 열광하는 모습은 진풍경으로 회자되기도 했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 그래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서포터스의 이 같은 행동은 가난한 시민구단에 부담만 더 가중시키는 것이다. 특히 인천 구단도 서포터스에 대한 관리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광양=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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