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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앞둔 KFA 인적쇄신안, 참신한 인물 가세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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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인적 쇄신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 축구협회 안팎에선 다음 주중으로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임원진 인사 발표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폭은 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달 19일 축구 A대표팀의 성적 부진과 협회를 둘러싼 여러 잡음과 논란에 대해 사과하면서 인적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그 후속 조치가 이번에 뒤따르는 셈이다.

그 신호탄은 지난 2일 김호곤 부회장 겸 기술위원장이 두 자리에서 모두 물러나는 것으로 시작됐다. 김호곤 부회장은 '히딩크 논란'의 책임을 진 모양새가 됐다. 그는 히딩크측 인사가 보낸 문자 메시지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 '히딩크 광풍'에 휘말려 축구팬들로부터 맹비난을 받았다. 그는 '더이상 축구협회에 부담이 돼서는 안 된다'는 판단으로 사임 결정을 내렸다.

김호곤 부회장이 떠나면서 부회장 한 자리와 기술위원장 자리가 비었다. 정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임직원 인사를 예고했다. 또 기술위원회와 별로도 대표팀 감독을 뽑을 선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위한 대표팀 전담팀도 꾸리겠다고 했다. 전임 집행부 때 터진 임직원 법인 카드 사용건은 사법 당국(검찰)의 판단이 나오면 인사 조치하겠다고 했다.

축구협회 내부에선 안기헌 전무의 업무량이 너무 많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안기헌 전무는 정몽규 회장과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때부터 함께 약 7년 정도 호흡을 맞췄다. 그 누구보다 정 회장의 마음을 잘 읽고 업무 스타일도 비슷하다. 그러나 축구협회의 업무가 과거 보다 늘어난 상황에서 전무 1인이 처리할 게 너무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축구협회 안팎에선 안 전무의 업무를 도와줄 역량있는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한 축구인은 "축구팬들은 정말 신선한 인물이 축구협회에서 일하길 원한다. '회전문 인사'가 계속 반복되는 걸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계속 '현대가' 사람끼리 한국 축구를 주무른다는 인상을 깨트려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 축구의 실상은 선수 만큼이나 행정에서도 인력풀이 풍부하지 않다. 축구협회 한 관계자는 "지금 한국 축구가 위기라는 건 축구인이라면 다 안다. 그러면 모두가 하나가 돼 도와야 하는데 지금 축구협회에 들어와서 같이 비난받으면서 일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자기 입장부터 먼저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롭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선 차범근 전 감독, 2002년과 2010년 월드컵 영웅 박지성 이영표 정도의 거물들이 이번 인사에 발탁돼 정 회장과 함께 일하는 그림이 좋다. 차 감독은 올해 국내에서 열렸던 FIFA U-20 월드컵때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정 회장을 도왔다. 큰 무리없이 대회를 잘 마무리했다. 박지성은 선수 은퇴 이후 영국에서 축구 행정가 준비를 하고 있다. 축구협회 추천으로 FIFA 마스터 과정까지 마쳤다. 마음의 준비만 됐다면 박지성이 이번 기회에 축구협회에 입성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영표도 은퇴 이후 축구 해설가로 활동중이다.

홍명보 전 감독에게도 명예회복을 위해 일할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그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안 좋은 모습으로 A대표팀을 떠났다. 그는 올해 중반까지 중국 프로축구를 경험하고 다시 야인으로 돌아왔다. 축구협회는 그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하고 싶어한다.

이 정도 급이 아니면 인적 쇄신이라고 보기 어렵다. 축구팬들은 기자회견까지 한 정 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그 나물에 그 밥' 수준에 그치는 걸 원치 않는다. 파격적이며 신선한 인사가 필요한 건 분명하다. 그래야만 축구협회를 향한 불신의 '팬심'이 조금은 가라앉을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