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는 너무 순하다고 하더라."
6일 신태용호 3기가 소집됐다.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훈련을 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10일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신태용호 3기 명단은 총 23명. 이 중 공격수로 분류된 선수는 2명이었다. 이정협(부산)과 이근호(강원)였다.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최전방 결정력이 부족하다.' 지난달 30일 명단 발표 당시 신 감독의 답은 "(월드컵 본선에선)상대가 우리보다 강하기에 1선에서부터 강하게 부딪혀야 한다"였다.
한 마디로 강력한 전방 압박을 위한 발탁이란 뜻이다. 하지만 이는 지나치게 원론적인 이야기였다. 빠른 역습,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 만큼이나 진부했다. 위기에 빠진 한국축구의 문제, 그 핵심을 관통하는 무언가가 더 필요했다. 이도저도 아닌 흐릿함을 탈피할 수 있는 확실한 색깔, 바로 그게 필요했다.
고민 끝 신 감독의 결정은 '순한 축구'와의 결별이었다. 신 감독은 "최근 합류한 토니 그란데 코치와 하비에르 미냐노 피지컬 코치에게 한국축구의 문제를 물었더니 '너무 순하게 축구를 한다'고 하더라. 나 역시 인정한다"고 했다.
'순한 축구.' 얼핏 보면 추상적이다. 그러나 한 발 들어가면 그간 한국축구의 문제가 모두 담겨있다. 90분을 버티지 못하는 체력, 부족한 기술, 예리하지 못한 슈팅과 백패스, 횡패스의 연속. 한국이 순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이 녹아있다.
현실을 직시하고 문제를 인정하자 지향점이 보였다. '거친 축구'다. 신 감독은 "다가올 평가전에선 일대일에서 밀리더라도 한발 더 뛰고 서로 희생하며 상대를 거칠게 미는 축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식은 명확해졌다. 이정협 이근호의 발탁은 단순 강한 전방압박의 차원이 아니다. 신 감독이 그렇게도 찾아 헤맨 한국축구의 색깔, '거친 축구'의 포석인 셈이다. 흔들림의 시간을 뒤로한 채 이제는 앞만 보기로 했다. 신 감독은 "앞으로 선수를 모을 시간은 없다. 이번 소집 선수들을 축으로 조직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전방에서부터 시작된 신 감독의 채색, 그 일선에 선 '베테랑' 이근호는 "감독님도 이번 평가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를 했다. 기본적으로 많이 뛰면서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할 생각이다. 다부진 각오로 임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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