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언제 와? 밥 차려서 상보 덮어놓았어"
MBC 예능국 PD들이 기약없는 밥상을 차리고 있다. 식기전에 가족이 귀가하면 다행, 너무 늦으면 아까운 찬과 밥을 버려야 한다. 밥상을 안차릴 순 없기에 상보를 덮어두는데, 그래도 애가 탄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MBC 총파업의 여파로 사내 굵직한 예능 프로그램들이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각 프로그램 별 '녹화 재개'에 대한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무한도전', '나혼자산다', '세모방', '섹션TV' 에 이어 8일에는 '라디오스타'가 녹화를 재개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보도에 각 프로그램의 제작진은 하나같이 "본격적인 녹화 재개가 아닌 파업 종료를 염두한 사전작업"이라는 입장으로 대신하고 있다.
'라디오스타'측 역시 8일 스포츠조선에 "본격적인 녹화재개는 노조의 '파업 종료'가 공식적으로 발표된 후가 될 것"이라며 "15일 녹화 예정이 맞으나 상황에 따라 취소될 수 있는 가변적 일정"이라고 전했다.
재개 보도에 이은 '녹화는 맞는데, 그 녹화는 아니다'라는 조삼모사 격의 '부인 보도'가 연이어 등장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예능 프로그램의 특수성 때문이다.
보도 프로그램은 파업 종료 직후에도 정상 방송을 낼 수 있지만 예능의 경우 최소 2주전부터 섭외, 촬영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
각 프로그램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파업종료 시점을 명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어느정도 사전 작업을 해두고 있지만 그것이 '정상 재개'로 해석될 경우, MBC 노조원 전체의 의지에 반하는 자세로 비추어질 수 있기 때문에 예민하다.
따라서 공식적인 파업 종료 전에 특정 프로그램이 '촬영을 재개한다'는 보도가 나오더라도 제작진 입장에서는 '정상 방송 재개'의 의미가 아닌 셈.
실제로 해당 기간 동안에 섭외에 이은 녹화까지 이루어지더라도 파업의 진행상황에 따라 '폐기'까지도 감수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정상 방송은 해가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시의성에 맞지 않는 '기 녹화분'은 정상 재개가 되더라도 송출이 어려울 수 있다.
예를들어 연말연시 시점에 파업이 종료된다면 기 녹화분을 포기하고 해당 분위기에 맞춘 새 방송을 꾸리는게 적당할 수도 있다.
8일은 MBC 파업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김장겸을 포함한 MBC 간부 6인은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 9월28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방송문화진흥회는 8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김장겸 사장의 해임안 가결 여부를 논의한다.
ssale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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