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31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IA 타이거즈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KIA선수들은 곧장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왔다.
서로 얼싸안고 김기태 감독은 눈물을 흘리며 관중들에게 절을 했다. 승리를 만끽한 후 선수들은 다시 더그아웃으로 들어갔고 몇분 후 '2017한국시리즈 챔피언'이라고 쓰여진 우승 기념 티셔츠를 갈아입고 모자를 쓰고 다시 그라운드로 나왔다. 미리 준비된 티셔츠와 모자를 쓰고 등장한 것이다.
쓰이고 못쓰이고의 차이가 있지만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팀은 모두 우승 기념 티셔츠와 모자를 기획한다. 올시즌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 베어스도 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 기념 티셔츠와 모자를 기획했다.
두산은 지난달 25일 1차전에서 승리했다. 두산 관계자는 "우리도 1승 후 우승 기념 티셔츠와 모자의 디자인까지 확정했다"고 귀띔했다. 혹여 4차전에 우승이 확정됐을 때를 대비한 것이다. 이 때 디자인이 나오지 않으면 우승이 확정됐을 때 준비하기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후 과정은 진행되지 못했다. 더이상의 승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KIA는 26일 2차전에 승리하자 티셔츠와 모자의 디자인을 확정하고 28일 3차전에서 승리했을 때 프린트를 마치고 출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2승을 거두면 프린트를 마치고 티셔츠와 모자가 세상에 나온다. 물론 그때까지 선수들이 입을지 폐기될지의 운명은 아무도 모르는 상태다. 만약 한국시리즈에서 2승4패로 준우승에 머문다면 티셔츠와 모자를 모두 폐기해야한다. 또 언제 우승을 확정할 지 모르기 때문에 3승 이후부터 티셔츠와 모자 그리고 샴페인은 선수단을 따라다닌다.
두산의 올해 우승기념 티셔츠와 모자는 단 1승만 거두는 바람에 세상의 빛을 받아보지도 못했다. 어차피 준우승이 확정된 상황에서 보면 1승만 거둔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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