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팬들은 지난 10월 두 차례 유럽 평가전을 보고 제대로 뿔이 났다. 9월 간신히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결과에 박수를 보냈지만 살아나지 않은 경기력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기량이 좋다고 평가받는 해외파를 데리고 졸전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인 것에 부활의 희망을 느끼지 못했다. 한국 축구의 신뢰는 바닥을 쳤다.
하지만 11월 A매치 2연전은 반전의 연속이었다.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2대1로 꺾은 뒤 동유럽의 다크호스 세르비아와 1대1로 비긴 것에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낼 만 했다. 그렇다면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이 A매치 2연전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일까.
가장 고무적인 건 '자신감 회복'이다. 월드컵 최종예선과 10월 A매치를 거친 태극전사들의 자신감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었다. 손흥민은 "선수들 스스로 자신감이 떨어지고 있는 것에 불안해 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자신감 회복을 위해 한 발 더 뛰는 전략을 택했다. "축구 선진국에 비해 기술과 조직력에서 밀리지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건 한 발 더 뛰는 것밖에 없다"던 신 감독이 원하던 축구였다.
둘째, 손흥민 활용법을 체득했다는 것이다. 그 동안 A대표팀 유니폼만 입으면 작아지던 손흥민은 이번 A매치 2연전을 통해 에이스의 향기를 제대로 풍겼다. 콜롬비아전에선 멀티골을 쏘아올렸다. 신 감독은 손흥민이 소속팀인 토트넘에서 뛰는 모습을 재현해내기 위해 도우미를 가동했다. 이정협(부산)에게는 해리 케인의 역할, 권창훈(디종)과 이재성(전북)에게는 델리 알리와 크리스티안 에릭센 역할을 주문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한 손흥민은 훨씬 제 색깔을 내는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월드컵 준비에 대한 밑그림도 제대로 그렸다. 10월 유럽 원정에서 유럽파를 5명(손흥민 기성용 권창훈 구자철 황희찬)으로 압축했고 국내파 선수들도 큰 변화 없이 월드컵 본선에 나설 멤버를 어느 정도 선별했다는데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신 감독에게 '실'보다 '득'이 많았던 11월 A매치 2연전이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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