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MBC가 다시 웃긴다.
지난 9월 4일 부터 총파업에 돌입했던 MBC가 15일 오전 9시부터 정상화 작업에 착수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14일 "'블랙리스트 노조파괴 저지, 공정방송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총파업'을 2017년 11월 15일 09시부로 잠정 중단한다"라고 밝혔다. 지난 9월 4일 MBC 총파업 시작 이후 73일 만이다. 앞서 방송문화진흥회는 13일 오후 제8차 임시 이사회를 열고 열띤 토론 끝에 'MBC 김장겸 사장 해임 결의의 건'을 가결했다.
이에따라 예능국은 2달여만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노조와의 협의 후에 정상 방송 일정을 조율할 예정. 간판 예능인 '무한도전'이 정상 녹화를 예정하고 있고, '라디오스타'는 15일 기 녹화분을 송출하고 새 녹화도 소화한다.
또한 '나 혼자 산다', '쇼! 음악중심', '복면가왕', '섹션TV 연예통신' 등 예능 프로그램들이 파업 전 정상 방송 체제로 돌아가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SBS, JTBC, tvN에 뺏긴 시청자들을 다시 불러모으고 선배들이 이룩했던 '예능 왕국'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까. MBC 예능국 PD은 비로소 '웃기는 것에만 전념'할 수 있는 시기가 왔다며 반색하고 있다.
예능국의 47인 PD들은 파업 전 지난 여름, 실명이 포함된 성명서를 내고 김장겸 사장의 퇴진을 촉구한 바 있다. '이제 그만 웃기고 회사를 떠나라'는 제목의 이 성명서에는 방송 사전 검열과 제작비 축소, 신규 공채 채용 마비와 비상식적 인력 배치를 꼬집었다. '웃기는 짓을 회사와 사장이 다 하고 있으니, 예능국 PD들이 설 곳이 없다'는 내용.
실제로 MBC 예능국의 핵심 인력으로 손꼽혔던 다수의 PD들이 타 방송국이나 거대 기획사로 둥지를 옮겼다.
남아있는 MBC 예능PD들은 이제 '물 만난 고기'가 될 수 있을까.
'꽃길'만 예상되는 것은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은 속성 상 파업으로 인한 '공백'의 손해와 '복구'에 필요한 노력이 보도나 교양, 드라마에 비해 더 크다.
오랜 기간 공들여 모신 단골 시청자들의 인내심은 길지 않다. 파업이 장기화되고 '재방'이나 '하이라이트 편집 방송'이 이어질수록 'X요일 = MBC X예능'이라는 공식은 금이 간다. 시청자들은 점차 타 방송국 예능프로그램을 찾기 시작하고, 곧 그 시청 패턴에 적응된다.
1~2주 사이에도 미세하게 변화하는 '웃음의 트렌드'를 두 달 이상 놓친 상황에서 일부 리얼리티 예능이나 관찰 예능 등이 예전의 '맥'을 다시 이어갈 수 있을 지 우려된다.
MBC 예능국의 한 관계자는 "기대감이 크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섭외와 녹화에 앞서 프로그램 기획단계부터 더 자율적이며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며 "한동안 침체됐지만 다시 한번 '예능 왕국'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ssale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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