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움츠러들면 그동안 해온 것들이 모두 무용지물이 된다."
대표팀 정민철 코치에게 도쿄돔은 특별한 기억이 있는 장소다. 지난 2000~2001년 일본프로야구(NPB)에 진출해 최고 인기팀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었기 때문이다. 도쿄돔은 요미우리의 홈 구장이다.
특히 일본야구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도쿄돔에서 완봉승을 거둔 짜릿한 추억이 있다. 정 코치는 일본 진출 첫 해였던 2000년 6월 14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스를 상대로 9이닝 동안 7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완봉승을 챙겼었다.
이후 유니폼을 벗고, 지도자와 해설위원으로 활약해온 그는 이번에는 첫 대표팀 코치로 도쿄돔을 밟게 됐다. 14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선수들과 일본 도쿄에 입국한 정민철 코치는 "정말 기분이 남다르다. 도쿄돔에서의 특별한 기억이 있기 때문에 더 소감이 새롭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하지만 이제는 선수가 아닌, 코치로 도쿄돔 마운드를 밟는다. 특히 20대 초중반 어린 선수들이 많은 이번 APBC 대표팀 투수들을 관리해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뭉클한 옛 추억을 소환하기도 전에 긴장감이 엄습하는 이유다.
지난 4일 대표팀 첫 소집 이후 줄곧 12명 투수들의 상태와 투구 컨디션을 면밀히 살핀 정민철 코치는 "다들 컨디션 조절은 잘됐다. 다만 얼마나 긴장하지 않고 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 움츠러드는 순간 그동안 해온 것들이 모두 무용지물이 된다"고 우려했다.
선동열 감독도 여러 차례 강조해왔던 부분이다. 대표팀 경험이 거의 없는 어린 선수들이 많고, 일본팬들이 절대 다수를 이룰 도쿄돔 역시 거의 모든 선수들이 첫 경험이다. 분위기가 불리한 상황에서 한일전이라는 부담까지 떠안게 됐으니, 긴장하는 순간 결코 경기가 잘풀릴 수 없다. 정민철 코치도 이 점을 가장 우려했다.
"긴장하지만 않으면 우리 투수들도 경쟁력이 있고, 패기가 넘친다. 실력으로는 절대 의심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대회가 단순한 결과를 떠나 지금 대표팀에 선발된 투수들에게 앞으로의 자양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정민철 코치는 "내가 경험한 것들을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모두 알려주고 있다. 강심장을 가지고, 복잡한 생각 없이 단순하게 덤비는 투수들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 그렇게 씩씩하게 던져주길 바란다"며 대회 개막을 앞둔 기대감을 드러냈다.
도쿄=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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