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때 현종이 형과 헥터를 떠올렸다. 20승 투수의 기를 받아 이기려고."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한국대표팀의 큰 수확 중 하나는 임기영(KIA 타이거즈)이다. 임기영은 결승진출이 걸린 지난 17일 대만전서 7이닝 동안 2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팀의 유일한 승리투수로 기록됐다.
임기영은 "대만전이 시범경기하는 느낌이었다"라고 담담하게 얘기를 시작했다. 한국시리즈 때도 별로 긴장하지 않았다는 임기영 특유의 담대함이 느껴졌다. "처음엔 체인지업이 잘 안떨어졌는데 갈수록공이 좋아져 7회에도 내가 나가겠다고 자청했다"라고 말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4회초 1사후 왕보룽과 천쯔하오에게 연속 볼넷을 내줘 1,2루의 위기에 몰렸다. 전날 일본에 역전패를 한데다 대만에게도 선취점을 뺏기면 분위기가 다운될 게 뻔했던 상황. 임기영은 주위셴과 쭈즈제를 외야 플라이로 처리했다. 6회초에도 안타와 볼넷으로 1사 1,2루의 위기에 몰렸으나 천쯔하오와 주위셴을 모두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임기영은 "대만전 낮에 헥터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오늘 던지냐고 물어보고는 영어로 자기 말만 하고 끊었다"는 일화를 들려주더니 "위기때 헥터와 (양)현종이 형을 떠올렸다. 20승 투수 아닌가. 위기를 이길 수 있게 도와달라고 속으로 기도했다"라고 했다.
대만전서 좋은 모습을 보여 내년에 열리는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도 강력한 선발 후보로 떠올랐다. 임기영은 "내년에 성적이 좋아야 대표팀에 뽑히지 않겠나. 내년에도 잘해야될 것 같다. 준비를 잘 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포공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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