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이윤원 단장은 지난 21일 내부 FA 강민호와의 협상이 결렬된 뒤 "포수 자원을 키우는 쪽으로 갈 것"이라며 "우리 투수들도 젊어졌는데, 포수도 같이 젊어지면 좋은 것 아니겠나. 길게 생각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강민호의 이적이 충격적이고 아쉬운 만큼 롯데 전력에 생긴 공백은 클 수 밖에 없다. 강민호는 2004년 입단 이후 14년 동안 롯데의 주전 포수로 활약했고, 타선에서는 장타력을 앞세워 중심타자로도 이름을 떨쳤다. 단순히 포수 한 명이 빠진 게 아니라 홈런 20~30개를 칠 수 있는 거포 한 명도 잃은 셈이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 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조원우 감독도 "구단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그렇게 나온 건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아쉽지만 있는 자원 속에서 또 찾으면 된다"고 했다.
일단 수비 측면에서 롯데의 주전 포수 자리는 경쟁 시스템을 통해 주인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강민호의 백업으로 활약한 김사훈(28)과 나종덕(19),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중인 안중열(22), 2015년 1차지명 출신 강동관(21)이 그들이다. 이 가운데 경험이 가장 많은 김사훈(28)은 올시즌 57경기에 출전했다. 나종덕은 올해 신인 2차 1라운드서 롯데의 지명을 받은 유망주로 1군 5경기서 뛰었고, 2군 6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1푼1리, 12홈런, 32타점을 기록했다.
안중열은 2015년 kt 위즈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옮겨와 강민호의 백업 포수로 활약하다 지난해 팔꿈치 골절 부상을 입으며 올시즌까지 통째로 쉬었다. 안중열은 어깨가 강하고 타격에서도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강동관은 올해 2군서 37경기에 출전했고, 1군서는 한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사훈이 최고참이지만 1군 경험으로 따지면 경쟁을 해야 할 입장이다. 강동관과 나종덕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높은 순위로 뽑힌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안중열도 지난 2년 동안 휴식기를 가진 만큼 복귀 각오가 특별하다. 여기에 내년 시즌 후에는 김준태도 상무에서 제대하기 때문에 자원만 놓고 본다면 롯데 안방은 걱정할 것이 없다. 다만 이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경쟁 시스템으로 끌어들여 대형 포수로 키울 것이냐가 문제인데 이는 전적으로 코칭스태프의 역량에 달려 있다.
강민호가 빠져 생긴 공백 중 나머지 하나인 타선 역시 달리 방법이 없다. 내부 자원을 이용해야 한다. 강력한 타력을 지닌 외국인 선수를 뽑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롯데는 올해 공수에서 알토란 활약을 한 앤디 번즈와 재계약하기로 일찍감치 방침을 정했다. 결국 남은 FA인 손아섭과 최준석의 이탈을 막아야 한다. 손아섭과는 현재 협상이 진행중이다. 메이저리그 쪽 진로가 열려 있고, 국내 2~3개 구단서도 손아섭 영입에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로서는 국내외 구단들과 협상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올초 황재균 케이스처럼 내년 1월 중순까지 손아섭의 입장이 정리되기를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강민호의 이적으로 최준석의 가치도 내부적으로는 높아진 상황이다. 지명타자와 1루수 포지션에서 그 자체로 존재감을 지니고 있는 최준석은 강민호 못지 않은 장타력을 지니고 있다.
과연 롯데는 강민호가 남긴 공수에 걸친 큰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울 수 있을까.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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