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소닉'은 다시 맹렬히 대시할 수 있을까.
kt 위즈 외야수 이대형(34)이 FA 시장에 나온 지 벌써 3주가 지났다. 아직 계약과 관련해서 어떤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 그럴 만도 하다. 각팀마다 거물 FA들과 계약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느라 이대형에게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원래 소속팀 kt도 마찬가지다. 황재균 영입 건만으로도 진을 쏙 뺐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FA시장이 열리기 전 야구계 전반에서는 이대형이 'FA재수'를 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상 전력이 때문이다. 이대형은 지난 8월에 왼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의 중상을 입었다. 독일에서 수술 후 현재 재활 중인데, 빨라야 내년 5~6월쯤에나 컴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런 이유로 FA 신청을 1년 미룰 가능성이 커보였다. 그런데 덜컥 시장에 나온 것이다. 당연히 관심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관심이 있는 팀들 조차도 영입 타당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kt도 고민스럽긴 마찬가지다.
이대형의 선택이 이해되는 면도 충분히 있다. 선수 입장에서는 억울했을 것이다. 그럴 만도 한게 올 시즌 부상 이전까지 이대형이 쌓아놓은 성적이 매우 좋았기 때문이다. 2014시즌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매 시즌 3할 타율을 넘겼다. 매년 안타 170개씩 기록하고 있었다. 올해 다소 부진했지만, 부상 전까지만 해도 FA 자격을 다시 얻게되면 첫 번째 FA 때보다 좋은 조건을 받을 공산이 컸다. 이대형으로서는 부상에서 회복되기만 하면 이 같은 성적을 다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고 싶을 것이다.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기도 하다.
사실 이대형은 첫 번째 FA 때도 예상을 뒤엎는 결과를 만들어낸 적이 있다. 지난 2013 시즌 종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는데, 당시 소속팀 LG 트윈스에서의 성적으로는 도저히 FA시장에 나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유가 있다. 2011년부터 뚜렷한 성적 하락세를 그렸기 때문. 2011~2013시즌에 타율은 0.249→0.178→0.237로 매우 저조했다. 연간 타석수도 354→258→177로 계속 줄어들고 있었다. LG 내부에서도 거의 퇴물 취급받던 시기다. 그렇다고 슬럼프 이전에 엄청난 성적을 낸 것도 아니었다. 타율 3할을 넘긴 게 2007년 딱 한번 뿐이었다.
하지만 이대형은 당당히 시장에 나왔다. 그리고 외야수가 필요했던 고향팀 KIA 타이거즈와 4년-24억원에 계약했다. 계약 직후에는 KIA가 오버페이를 했다는 비판이 많았다. 하지만 이대형은 이듬해인 2014시즌 126경기에서 타율 3할2푼3리(461타수 149안타) 22도루를 기록하며 몸값에 어울리는 활약을 했다. 비록 1년 뒤 신생팀 특별지명에 의해 kt로 옮겼지만, 그 후에도 꾸준히 3할을 기록했다. 장기인 도루 역시 2015년 44개, 지난해 37개를 찍었다. 올해도 부상 전까지 22개를 했다. 이러니 두 번째 FA기회를 그냥 놓치고 싶지 않을 법도 하다.
결국 관건은 부상에서 얼마나 건강하게, 그리고 빨리 돌아오느냐는 것이다. 몸상태만 건강하다면 이대형은 꽤 매력적인 타자다. 최근 4년간 그렇게 바뀌었다. 내년 시즌에 일정기간 공백이 불가피한 부분은 계약 내용으로 조율하면 된다. 이대형 역시 이 부분에 관해서는 욕심을 내봐야 득이 될게 없다. 양보할 건 양보하고, 얻을 건 얻어내는 협상의 기술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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