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증가하면서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105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3일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11월 27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01% 떨어졌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증감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9년 2월 9일 0.03% 하락한 이후 약 8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말까지 전주 대비 0.06%의 상승세를 보였던 전셋값은 올해 들어 단 한 차례도 0.02% 이상 오르지 못했다. 최근 5주간은 전주와 비슷한 가격을 유지했다. 특히 아파트 공급 과잉 현상을 보이고 있는 지방에서의 전세가격 하락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의 집계에 따르면 서울(0.03%)은 강남지역과 강북지역 각각 0.02%, 0.04%씩 모두 전주 대비 상승했다. 수도권(0.00%)은 전주 대비 보합을 기록했으며, 5개 광역시는 전주 대비 0.01% 올랐다. 반면 기타 지방은 전주 대비 0.02% 하락했다. 이 가운데 경기도 지역 전셋값은 전주보다 0.02% 떨어져 5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도 내에서도 시흥(-0.18%), 광주(-0.14%), 화성(-0.10%), 광명(-0.08%) 등의 순으로 낙폭이 컸다. 부산(-0.02%)과 인천(0.01%)도 각각 8주, 2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역별 전세가격 하락률 상위를 보면 창원 진해구(-0.40%), 창원 성산구(-0.28%), 울산 울주군(-0.23%), 경기 시흥시(-0.18%), 울산 동구(-0.18%) 등의 순이다. 반면 상승률 상위는 서울 금천구(0.21%), 대전 동구(0.14%), 서울 성동구(0.12%), 광진구(0.12%), 대전 중구(0.11%) 등으로 나타났다. 지방 광역단위로 보면 경남이 전주 대비 0.11% 하락해 가장 많이 떨어졌다. 이어 경북(-0.08%), 충남(-0.06%), 충북(-0.06%), 전북(-0.01%) 등의 순으로 하락했고, 전남과 제주는 보합세(0.00%), 강원은 0.01% 소폭 상승했다.
이와달리 서울의 경우 지난주에도 여전히 0.03%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금천구(0.35%), 송파구(0.35%), 광진구(0.31%), 강남구(0.29%), 영등포구(0.27%), 성동구(0.27%), 강동구(0.23%), 서대문구(0.20%) 등의 순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부동산업계는 이같은 전세가격 하락세의 원인으로 새 아파트 입주물량 대거 공급과 이사철 비수기를 꼽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2월 전국 입주 예정 아파트는 총 5만2000가구이며 이중 절반에 육박하는 물량이 경기도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이달 수도권에서 3만2080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며 특히 경기도에서만 2만4821가구에 달한다. 이는 올해 월간 경기도 입주물량 중 가장 많은 수준이며, 작년 12월(1만637가구)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2만480가구가 연내 입주 예정으로, 충남(3519가구)이 가장 많다.
이에따라 부동산업계 일부에서는 입주물량이 많은 경기남부와 일부 지방의 경우 역전세난의 위험성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매매 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80%에 육박하면서 '갭투자'에 나섰던 부동산 투자자들은 전세값 하락에 불안한 모습이다.
이들은 높은 전셋값에 기대 집값의 20%에 해당하는 적은 자본으로 주택을 매매해왔다. 그러나 향후 전셋값이 계속 내려갈 경우 계약이 끝나는 시점에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해 갭투자자들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진다.
아파트 공급물량 뿐만아니라 겨울철 이사 비수기도 전세값을 내리는 분위기다. 통상 부동산 시장에서는 새학기가 시작하는 3월과 10월을 성수기로, 7~8월과 11~12월은 비수기로 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에 이어 신DTI(총부채상환비율)·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 등의 여신규제도 내년 예정돼 있어 다주택자와 갭투자자들이 집을 내놓을 경우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동반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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