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서는 2대2 한두번 할까말까 입니다."
서울 SK 나이츠 최준용은 신인이지만 거침없다. 선배들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고 야생마처럼 뛰어다니는 농구 스타일도 화끈하고, 자신의 생각을 가감없이 표현하는 등 언행도 자유분방하다. 프로 무대에 뛰어들며 "남자팬들이 좋아하는 농구를 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는데, 지금까지는 어느정도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보통 신인 선수면 여기저기 눈치 보며 조심스럽기 마련인데, 최준용은 할 말을 다 한다. 6일 열린 전주 KCC 이지스전 승리 후, SK 문경은 감독은 "이전에 볼 수 없던, 최준용의 전반 연속 3점이 들어갔다"며 좋아했다. 그동안 외곽슛이 약점이던 최준용에 대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던 문 감독이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최준용은 "농구는 슛이 전부가 아니다. 슛에 대한 스트래스를 받으며 농구하면 뛸 재미가 없어진다. 슛 말고도 할 수 있는 게 많다. 다른 플레이를 잘 하다보면 슛도 들어간다고 생각한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슛도 슛이지만 또 하나 의미 심장한 말이 있었다. 최준용은 국가대표팀과 SK에서의 농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역할이 다르다. 대표팀에서는 내 롤이 많이 주어졌따. 2대2 플레이도 많이 했다. 그런데 팀에서는 한 경기 2대2 플레이를 한두번 할까말까다. 팀에서 자기가 하는 역할이 있으니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약간 풀이 죽은 목소리로 들렸다.
국가대표팀 뉴질랜드전, 중국전에서 최준용은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포인트가드로 공격에서 팀 중심을 잡았고, 수비에서도 3-2 드롭존 중심에 섰다. 승부처에서 최준용이 경기를 풀어가는 장면이 많았다. 그러나 SK에서는 중심이라기 보다는 궂은 일을 담당하는 위치다. 문 감독은 "우리가 KCC와 경기 이전 2연패를 하는 과정을 보면, 최준용이 너무 외곽에서만 돌았다. 자신의 강점을 이용해 인사이드 플레이도 해야하는데, KCC전에서는 그게 잘 됐다"고 했다. 최준용이 대표팀에 다녀온 후 대표팀에서 했던 농구를 SK에서 하니, 팀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았다는 뜻이다.
결국, 최준용의 말은 SK 팀에서도 조금 더 많은 공격적 롤을 부여받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해석된다. 신인이고, 베테랑이고 프로 선수로서 자신이 중심이 되길 원하는 건 당연하다. 어린 선수가 이런 말을 한다고 욕할 필요 없다. 오히려 프로 선수로서의 당찬 패기로 인정하면 된다.
다만, SK는 애런 헤인즈, 테리코 화이트, 김민수 등 공격적 성향의 선수들이 매우 많다. 최부경이 있기는 하지만, 궂은 일을 할 선수가 또 필요한 게 현실이다. 문 감독은 최준용이 이런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그러나 선수는 더욱 돋보이고 싶고, 화려한 플레이를 하고 싶다. 문 감독과 최준용이 이를 어떻게 풀어갈 지 지켜보는 것도 SK 농구를 보는 재미를 더해줄 것 같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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