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웸블리(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해피엔딩이기는 했다. 골도 넣었다. 팀내 주축임을 재확인했다.
다만 이 결론을 내리기까지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의구심에서 시작해 기쁨을 느꼈다. 그리고 안도감으로 마쳤다. 12월 6일 밤(현지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손흥민(토트넘)의 아포엘전 65분 참관기다.
경기 시작 1시간여전. 토트넘은 선발 명단을 발표했다. 손흥민이 들어있었다.
의구심이 들었다. 이날 경기는 사실 무게감이 떨어졌다. 토트넘은 이미 조1위 16강행을 확정지은 상태다. 아포엘에게 지더라도 그 사실은 바뀌지 않았다. 일정이 빡빡했다. 이미 경기 전부터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주전 선수들을 대거 빼겠다고 했다. 해리 케인과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런 와중에 손흥민이 있었다. 개운치 않았다.
주전으로 인정받지 못한 것일까. 로테이션 멤버로 전락하는 것일까. 물론 델레 알리가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런 타이밍에서는 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온갖 생각이 다 들었다. 복잡한 심경 속에서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머리 속을 지배하고 있던 부정적 생각들은 경기 시작 10분만에 다 사라졌다. 손흥민은 이날 공격의 중심이었다. 4-1-4-1 전형의 오른쪽 윙으로 나섰다. 위치만 그랬다. 사실상 프리롤이었다. 항상 공격의 중심 역할을 맡았던 알리도 2선으로 처져있었다. 아래쪽에 있는 선수들은 볼만 잡으면 손흥민의 위치부터 파악했다. 손흥민 쪽으로 볼을 계속 넣었다. 손흥민은 욕심도 부렸다. 과감한 중거리슛과 돌파로 아포엘 수비진을 흔들었다.
전반 37분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1-0으로 앞선 상황이었다. 요렌테의 패스를 받아 날카로운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후반 13분 더욱 의미있는 장면이 나왔다. 프리킥이었다. 아크서클에서 10여미터 떨어진 곳이었다. 손흥민, 무사 시소코, 알리, 대니 로즈가 볼 주위로 몰렸다. 뭔가 대화를 나눴다. 손흥민이 볼을 다시 놓았다. 손흥민이 직접 프리킥을 때렸다. 골문을 빗나갔다. 손흥민은 아쉬워했다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프리킥과는 거리가 멀었다. 직접프리킥 찬스가 오면 케인이나 에릭 다이어, 에릭센, 알리 등이 나섰다. 이번에는 달랐다. 손흥민이 차겠다고 했고, 다른 선수들도 양보했다. 손흥민의 팀 내 위상이 확실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었다.
후반 20분 손흥민은 교체아웃됐다. 4만 2000여 관중의 박수 속에서 나왔다. 포체티노 감독과도 뜨거운 포옹을 나누었다. 주말에 있을 스토크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홈경기를 위한 포석이었다. 스토크시티전에서도 손흥민을 쓰겠다는 감독의 약속이었다. 주전에서 밀리지 않았구나라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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