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KDB생명이 연이은 핵심 선수들의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짓궂은 신이 계속 태클이 걸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연달아 선수들이 다치는 경우도 참 보기 드물다. "불운하다"는 탄식이 팀 안팎에서 들려온다. 하지만 이런 줄부상을 꼭 '불운'탓으로만 돌려야 하는 지는 의문이다.
벌써 3명의 선수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고, 1명은 아웃 위기다. 개막 이전에 홍소리(십자인대 파열)를 시작으로 개막 후 3번째 경기에서 조은주(십자인대 파열), 지난달 23일에는 주얼 로이드(발등 피로골절)가 줄줄이 다쳐 시즌 아웃됐다. 끝이 아니었다. 로이드가 빠진 뒤 더 열심히 팀을 이끌던 '캡틴' 이경은마저 지난 7일 KEB하나은행전 도중 고질적인 무릎 통증이 도졌다. 단순 통증이 아닐 수도 있다. 1차 검진에서는 무릎 외측 연골손상으로 수술 진단이 나왔다. 이 진단이 정확하다면, 이경은도 시즌 아웃이다. 이밖에 슈터 노현지도 이달 초 팀 훈련 중 발목을 접질렸는데, 그나마 경미한 편이다. 부상은 아니지만, 김소담은 편도선염 때문에 한 경기를 빠진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많은 선수, 그것도 핵심 전력들의 부상으로 인해 KDB생명은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0일 현재 4승9패에 그치고 있다. 이런 악재 속에서도 지난 9일 삼성생명전을 상대로 74대68로 승리하며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여전히 투혼은 살아있는 듯 하다.
하지만 근본적인 의문점은 여전히 남는다. 많아봐야 15명도 안되는 1군 선수 중에서 이렇게 여러 명이 연달아 다치는 걸 '불운'으로만 봐야 할까. 결고 그렇지 않다. '불운'은 극히 일부분이다. 그보다는 선수 관리 및 훈련, 트레이닝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편이 더 설득력 있다. 그리고 이렇게 문제에 접근해야 명확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두 가지 이유가 이런 관점에 힘을 싣고 있다. 하나는 이미 부상 우려가 있던 선수들이 어김없이 다쳤다는 것. 이경은이나 조은주는 부상 경력이 많다. 무릎도 그 중 하나다. 치열한 실전 과정에서 부상이 재발할 위험성이 얼마든지 있었다. 그렇다면 경기 전 준비 운동이나 경기 출전 시간, 그리고 경기 후 관리 등에 두루 걸쳐 세심한 관리가 필요했다. 또 로이드의 발등 피로골절도 사실 하루아침에 갑자기 생겼다고 할 수 없다. 실전의 충격과 피로가 쌓인 결과다. 미리 대비했어야 했다.
팀 연습 도중에 선수가 다치는 것도 문제다. 홍소리나 노현지는 실전 중에 생긴 사고로 다친 게 아니다. 팀 훈련을 하다가 무릎과 발목을 각각 다쳤다. 선수가 조심하지 못한 면도 있겠지만, 훈련 시스템 안에 이런 상황에 관한 대비책이 부족했을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선수 관리 시스템 전반에 관한 집중 점검이 필요해보인다. 이렇게라도 해서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내지 못하면 부상 악령은 또 찾아올 수밖에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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