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골프는 이미 세계적이다. 방한한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서 언급할 만큼 '한류화' 된 상품이다.
세계를 주름 잡는 한국 여자골프의 힘, 원천은 KLPGA다. 마르지 않는 샘이다. 끊임 없이 유망주들이 등장해 세계 무대를 주름 잡는다.
KLPGA에는 '슈퍼루키' 계보가 있다. 김효주→박성현→이정은이다. 뒤를 이을 거물급 슈퍼루키가 올시즌도 어김 없이 탄생했다.
최혜진(18)이다. 루키 시즌 첫 대회로 베트남에서 열린 효성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로 덜컥 프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다. 신인의 개막전 우승은 KLPGA 역사상 최초다. 아직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앳된 새내기의 깜짝 반란.
놀랄 일이지만 최혜진이라 아주 크게 놀랍지는 않다. 왜냐면 그는 이미 '될 성 부른 떡잎'이었기 때문이다. 동갑내기 성은정(18)과 함께 데뷔 전부터 화제의 중심이었다.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지만 최혜진은 이미 KLPGA 2017 시즌 정규투어 2승을 거둔 선수다. 아마추어 신분이던 보그너 MBN 오픈과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 오픈에서 잇달아 우승을 차지했다. 아마추어 선수가 한 해 2승 이상을 올린 것은 단 두차례 뿐. 1999년 임선욱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국내 뿐 아니다. 세계 무대를 깜짝 놀라게 한 적도 있다. 지난 7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메이저 대회인 US 여자오픈에서 박성현에 1타 뒤진 준우승을 차지했다. 아마추어 우승자는 1967년 프랑스 캐서린 라코스테가 유일했다. LPGA에 역사에 이름을 남길 뻔했던 최혜진이다. 8월 생일이 지난 뒤 프로로 전향한 최혜진은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슈퍼 루키의 탄생을 알렸다.
첫 대회 우승은 루키 최혜진에게 큰 호재다. 큰 기대 속에 프로에 데뷔한 만큼 빠른 시간 내 우승으로 심리적 부담감을 떨치고 한결 편안하게 자기 골프를 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최혜진은 우승 후 "기다리던 첫 우승이 이렇게 빨리 나와서 기분이 좋다"며 입을 열었다. 이어 "첫날 흐름 잘 타서 마무리 좋았고 2라운드는 흐름을 타지 못하고 잘 안 풀리는 걸 의식해서 끝날 때까지 잘 안 풀렸다. 오늘은 어제보다는 편하게 쳤더니 또 좋은 결과가 나왔다. 편하게 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우승 비결로 '편안한 마음'을 꼽았다.
공격적 플레이 스타일도 세계적 선수로의 성장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최혜진은 어리지만 과감한 승부사다. 이번 대회에서 선두 빠린다 포깐(태국) 5타 차 차로 뒤진 4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지만 흔들림 없이 자기 골프를 치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는 "2018 시즌은 내 스타일 대로 공격적인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다"며 '공격 앞으로'를 선언했다.
남다른 집념도 기대를 부풀린다. 2라운드 이븐파로 4위로 내려앉은 그는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잘 안됐던 퍼터를 집중 연습했다. "2라운드 부진이 전화위복이 됐던 거 같다. 마지막 라운드에 들어설 때 어제 워낙 퍼트가 아쉬웠기 때문에 퍼트만 자신 있게 하자는 생각으로 쳤는데 다른 부분들도 덩달아 잘 돼서 역전 우승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김효주 박성현 이정은을 잇는 슈퍼루키의 탄생. 예고된 괴물의 화려한 신고식 속에 한국여자골프계가 또 한번 활짝 웃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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