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분위기는 중국전에서도 달라지지 못했다.
북한전을 마친 선수들은 한동안 라커룸에서 신태용 A대표팀 감독과 대화를 나누며 문제점을 짚었다. 이날 열린 일본-중국전 전반전을 지켜보고 숙소로 돌아가는 일정을 잡았다. 대부분의 선수들은 담담한 표정으로 믹스트존을 빠져나갔지만 발걸음은 빨랐다.
승리의 감초 역할을 한 진성욱(제주)은 웃음기가 없었다. 축구 인생의 꿈이었던 A매치 데뷔전, 65분을 뛰고 상대 자책골까지 유도했지만, 표정을 펴기엔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진성욱은 "(감독님이) 앞에서 좀 더 싸워주라는 지시를 했다. 북한(수비)이 내려서는 만큼 쉽게 공격할 수 있었다. 자책골 유도로도 만족한다. (A매치) 데뷔전에서 승리할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전후반 순간적인 찬스에서 더 집중하지 못한게 아쉽다. 골로 연결됐다면 팀이 더 쉽게 경기를 풀어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이 활약도를 두고도 "보통인 것 같다. 적극적으로 뛰며 찬스를 더 만들었으면 좋았을텐데 그 점이 아쉽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동아시안컵의 히어로 이재성(전북 현대)은 '유종의 미'를 강조했다. 이재성은 "1차전에서 아쉬움이 남지만 잘한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전에서는 잘한 것은 살리고, 부족한 것은 보완해야 한다. 승리를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세트피스 부분을 두고는 "상대 골키퍼의 공중볼 대응 능력이 좋았다. 그 부분에 대비하고자 했는데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어내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날 스리백을 진두지휘한 '캡틴' 장현수는 "북한이 중국보다 약했다고 보긴 어렵다. 무실점을 한 점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상대 카운터가 빠르기 때문에 스리백으로 대처한게 상대에게 기회를 내주지 않은 부분이라고 본다"며 "어떤 약한 팀과 해도 이기는게 중요하다. (북한전) 승리에 의미를 두고 싶다. 일본전 잘 준비해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일본전에 이어 남북전에서도 석패한 북한 대표팀 선수들의 아쉬움은 더 커 보였다. 골키퍼 리명국은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다. 아쉽게 실점을 당하니까 선수들한테 힘이 못되주고 있다. 일본전과 오늘 경기 잘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새 감독이 오고 전술에 맞게 뛰고 있다. 내가 더 잘했으면 좋았을텐데 능력이 모자랐다"며 "마지막 경기 힘내서 중국전 잘하겠다"고 했다. 미드필더 안병준은 "적극적으로 수비를 하지 못했다. 일본전에 비해 동료들의 몸이 무거웠고, 좋은 경기를 하지 못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동포들이 경기장에 많이 찾아주셔서 응원해줬는데 패해서 아쉽고 죄송하다"며 "중국과의 3차전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도쿄(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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