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루키' 김민재(21·전북)는 2017년 구름 위를 걸었다. 소위 '대박'을 쳤다. 신인이 'K리그 1강' 전북의 주전 자리를 꿰차더니 경험 많은 공격수들을 순식간에 제압했다. K리그 뿐만 아니라 생애 처음으로 발탁된 A대표팀에서도 '군계일학'이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운명이 걸린 마지막 2연전에서 맹활약하며 향후 한국 축구의 10년을 책임질 중앙 수비수로 떠올랐다.
전북에 또 한 명의 '괴물 수비수'가 뜬다. 주인공은 자유계약으로 전북 유니폼을 입은 숭실대 출신 윤지혁(19)이다.
윤지혁은 수원공고 시절부터 '포스트 김민재'로 불렸다. 1m90의 큰 키에 공격적인 빌드업과 파워풀한 수비로 김민재와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지혁은 "'제2의 김민재'라는 수식어는 감사할 뿐이다. 민재 형은 올해 한국에서 가장 기대하는 선수가 됐다. 감사함도 있지만 부담감도 있다. 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수원공고 때 2년 선배인 민재 형을 따라한 것이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사실 얼굴도 닮아 '형제 아니냐'는 얘기도 많이 들었다. 그런데 민재 형과 나는 닮았다는 얘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웃었다.
얼굴 아닌 선수 김민재를 닮고 싶어하는 윤지혁은 안산 양지초 시절 운동을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그런데 초등학교 4학년 때 인생이 바뀌었다. 윤지혁은 "친구들과 축구를 하며 놀고 있는데 안산 광덕초 축구부 코치(이정도)님께서 스카우트를 하셔서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비수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했다. 윤지혁은 "원래 공격수였는데 6학년 때 감독님께서 중앙 수비수 전환을 주문하셨다. 알고보니 감독님께서 센터백 출신이셨다. 사실 공격을 하고 싶었는데 감독님께서 엄하셨던 터라 주문대로 했다. 처음에는 수비가 재미가 없었지만 점차 나름의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교 대회 때마다 수비선수상을 휩쓸었던 윤지혁은 올해 숭실대에 입학한 뒤 곧바로 주전으로 뛰면서 남다른 재능을 뽐냈다. 이경수 숭실대 감독은 "(김)민재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엄지를 세우기도 했다.
이젠 프로가 된다. 역시 윤지혁에겐 선배 김민재의 조언이 필요했다. 윤지혁은 "민재 형이 프로는 냉정한 곳이니 잘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민재 형과 전북에서 같이 뛰는 상상을 하면 설렌다"면서도 "일단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지혁의 주전경쟁은 험난하다. 붙박이 김민재를 비롯해 조성환 이재성 임종은 등 베테랑들이 버티고 있다. 윤지혁은 "프로에는 이미 경험이 월등한 선배들이 많다. 갖가지 장점을 습득하면서 완성형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윤지혁은 내년 1월 4일 전북 합류를 앞두고 피지컬센터(엑시온)에서 몸을 만들고 모교 숭실대에서 운동하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프로 선수가 된 만큼 정신적인 면에서 바뀌고 성장해야 한다.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프로에 발을 내딛겠다"며 당찬 포부를 전했다.
김민재가 걸어온 길을 따라 걷고 있는 또 한 명의 '자이언트 루키' 윤지혁이 2018년 대박 신인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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