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기부? 평범한 샐러리맨에겐 아주 먼 나라 얘기다. 팬들이 환호하는 프로야구 스타도 마찬가지다. FA(자유계약선수) '대박' 소식이 나오고, 기부 얘기가 뒤 따르곤 하지만, 아무리 특급 스타라고 해도 쉽지 않은 일이다. 사실 큰 금액을 기부한다고 해도, 팬을 의식하거나 세금 혜택을 염두에 둔 행동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산다. 프로야구판의 대체적인 정서가 그렇다.
하지만, 꾸준히 선행을 해오다가, 기부까지 한다면, 얘기가 다르다. 진정성에 물음표를 달기 어렵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우규민(32)이 그렇다.
우규민은 12일 '사랑의열매'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 1억원을 기부해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이 됐다. '아너 소사이어티' 전체로는 1686번째다. 우규민에 앞서 김태균(한화 이글스), 정근우(한화 이글스), 손승락(롯데 자이언츠), 임창용(KIA 타이거즈) 등이 '아너 소사이어티'에 이름을 올렸다. 공동모금회는 우규민이 낸 성금을 포항 지진피해 구호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삼성은 구단 연고지역인 포항에서 매년 정규시즌 경기를 치르고 있다.
우규민은 일회성이 아니라, 그동안 지속적으로 주위를 돌아봤다. LG 트윈스 시절, 고액 연봉을 받기 전부터 유니세프(UNOCEF·유엔아동기금)에 기부를 해 왔다.
우규민은 "(프로 초기)어렸을 때부터 연봉이 많지 않았지만, 3만원씩 유니세프에 기부를 했다. 유명해지고 큰 돈을 받게 되면 액수를 높여 좋을 일을 하고 싶은 꿈이 있었다"고 했다. 지난해 삼성과 4년-65억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하면서 꿈을 이룬 셈이다.
출발은 어머니가 우규민 이름으로 유니세프에 매월 3만원을 기부하면서 부터다. 우규민은 "어머니가 내 이름으로 기부를 한다는 걸 알았다. 계속하다보니 팜플릿이 오고 해서 관심이 커졌다. 첫 10승을 하고 금액을 매월 10만원으로 올렸다. 큰 돈은 아니었으나,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게 뿌듯했고, 행복했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후원이 이어져 감사장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FA 계약을 한 후 기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방법을 잘 몰랐다. 한화 이글스의 선배 김태균을 통해 '아너 소사이어티'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는 "야구도 그렇지만 우리 사회도 서로 도울 때 발전한다고 생각한다. 삼성 이적 후 받은 사랑에 보답하고자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선행도 중요하지만, 성적도 중요하다. 지난해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어 삼성으로 이적한 우규민은 올시즌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지 못했다. 27경기에 등판해 7승10패-평균자책점 5.21을 기록했다. 부상이 있었고, 부진도 있었다. 133이닝 투구에 그쳤다. 우규민과 구단 모두 다소 아쉬운 활약이다.
우규민은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 책임감이 컸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 적응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이적 첫해를 돌아봤다. 물론, 내년 시즌 목표는 두 자릿수 승리다. 선발 투수에게 10승은 의미가 크다.
우규민은 매년 그래온 것처럼, 다음주 사이판으로 개인훈련을 떠난다. 3~4주 일정이다. LG 입단 동기생 박경수, 이대형이 함께 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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