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선호는 희망을 봤다. 그러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하키엔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아이스하키 남자 대표팀은 14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VTB 아이스 팰리스에서 열린 '세계 최강' 캐나다와의 2017년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개막전에서 2대4 석패를 했다.
기대 이상의 결과다. 캐나다는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하는 세계 최강팀. 캐나다 선수단 25명 중 23명이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이다. 반면 한국은 '변방 중의 변방'이다. 객관전력만 놓고 보면 '다윗과 골리앗'보다 더 큰 격차가 있는 대결.
하지만 백지선호는 투지와 집중력을 발휘해 끈질기게 캐나다를 물고 늘어졌다. 2피리어드 10분이 경과할 때까지는 오히려 2-1로 리드를 쥐는 등 캐나다를 괴롭혔다. 분명 경기 내용은 캐나다의 일방적 우세. 하지만 최후방, 골리 맷 달튼(안양 한라)은 총 56개의 캐나다 유효슈팅 가운데 무려 53개를 막아내는 신들린 선방으로 캐나다의 진땀을 뺐다. 여기에 김기성-김상욱 형제를 필두로, 한국은 캐나다의 허를 찔렀다.
120%의 경기력을 펼친 백지선호. 결과는 2대4 패배였지만, 잘 싸운 전투였다. 남자 대표팀은 15일 세계 랭킹 4위 핀란드와 대회 2차전을 치른다.
한국 아이스하키가 희망을 본 순간, 평창올림픽 아이스하키엔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같은 날 세계 2위 리그인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가 평창올림픽 참가 결정을 유보한 것.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KHL 회장은 "(평창올림픽에)누가 가는지 또 누가 안 가는지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며 "KHL은 그에 따라 (참가)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평창올림픽 참가 결정을 미룬 KHL. 이는 평창올림픽에 악재다. 그렇지 않아도 세계 최고 리그인 NHL이 지난 4월 평창올림픽 불참을 공식 선언하면서 대회 주목도가 현격히 낮아졌다는 평가다.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건 NHL과 세계 하키계를 양분하는 KHL의 참가. 하지만 이마저도 안갯속에 빠지며 평창올림픽 아이스하키의 흥행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대회 권위의 추락도 불가피하다.
KHL의 참가 유보 결정 뒤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러시아 선수 약물 검사가 있다. IOC는 국가 주도의 도핑 조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금지했다. 단, 약물 검사를 통과한 선수들에 대해선 '개인 자격'으로 나설 수 있게 문을 열어뒀다. 러시아도 개인 자격 출전을 막지 않기로 했다. 이에 KHL은 얼마나 많은 리그 소속 선수가 평창올림픽 출전 의지를 보이는지 파악 후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것.
하지만 이 역시 불투명하다. 러시아 아이스하키협회는 유니폼 스폰서십으로 IOC와 첨예하게 대립중이다. 러시아 협회는 나이키 유니폼을 착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나이키에서 제작한 유니폼 가슴 부위엔 러시아 국기가 박혀 있다. 이는 러시아 선수단의 중립국 자격 출전을 허용한 IOC의 입장과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쉽사리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할 전망이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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