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은 한-일전이었다.
16일 오후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 주변은 인산인해였다. 신주쿠역에서 출발하는 전철부터 시작된 행렬은 경기장 인근 도비타큐역을 거쳐 출입구까지 그대로 이어졌다. 역에서 경기장까지 이어지는 왕복 4차선 500여m 도로에 길게 늘어선 일본 팬들은 주변에 마련된 대표팀 관련 기념상품점에서 '사무라이 블루(일본 대표팀 애칭)'를 상징하는 기념품 및 유니폼을 하나씩 손에 쥔 채 들뜬 표정으로 경기장으로 향했다.
주변 분위기는 차분했다. 으레 한-일전 때마다 검은색 밴에 대형 확성기를 달고 '혐한 메시지'를 읽으며 경기장 주변을 돌던 우익단체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친구, 연인, 가족 단위로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대부분이었다.
상당수의 관중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이미 매진된 동측, 북측 스탠드에는 빈 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 원정팀 자리인 남측 관중석과 가장 비싼 서측 관중석에도 자리가 채워지기 시작하고 있다. 오후 4시30분부터 시작된 중국-북한전을 관전하기 위해 찾은 양측 응원단은 경기장 남, 북 관중석 구석에서 열띤 응원전을 펼쳤으나 대다수의 관심은 역시 한-일전이었다.
도쿄에서 한-일전이 열리는 것은 7년9개월 만이다. 2010년 2월 14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한국은 이동국 이승렬 김재성의 연속골에 힘입어 3대1로 완승한 바 있다.
중국, 북한전에서 1승1무를 기록한 신태용호는 2연승 중인 일본을 꺾고 역전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일본은 3전 전승으로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는 각오를 드러낸 바 있다.
도쿄(일본)=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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