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만달러 브리검 vs 150만달러 로저스, 에이스는 누구일까?
프로선수의 가치를 평가하는 가장 쉬운 기준은 바로 연봉, 즉 몸값이다. 선수마다 활약도에 따라 연봉이 다르기 때문에 언뜻 '비싼 선수=좋은 선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건 다른 여러 조건이나 변수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지극히 단순한 분류법이다. 결국 연봉이 선수 가치에 대한 하나의 자료는 될 수 있어도, 절대적인 건 아니다.
이런 맥락에서 넥센 히어로즈의 2018시즌 외국인 투수 듀오에 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넥센은 올해 활약했던 제이크 브리검과 재계약했고, 이에 앞서 2015~2016시즌 한화 이글스 소속이었던 에스밀 로저스를 영입했다. 두 선수의 몸값은 두 배 이상 차이가 난다. 넥센은 로저스를 영입하며 총액 150만달러를 지급했다. 브리검과는 65만달러에 재계약했다. 몸값만으로 생각해보면 로저스가 브리검보다 두 배쯤 가치있는 선수이자, 단연 에이스라 할 수 있다. 실제로로 '로저스-브리검' 순서대로 1, 2선발 로테이션이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과연 내년 시즌 때 실제로도 이렇게 될 지는 두고봐야 한다. '연봉상 에이스'인 로저스에게 달려있는 물음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팀 융화력부터 가장 핵심적인 풀타임 시즌 체력까지 아직 확인해야 할 것들이 적지 않다. 반면 브리검은 올 시즌을 통해 일단 검증을 마친 선수다.
올해 시즌 개막 후 대체선수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브리검은 꽤 성실하게 자기 몫을 다했다. 24경기에 나와 총 144이닝을 던지며 10승6패,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했다. 5월에 팀에 합류한 뒤 한 번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으면서 매 경기 평균 6이닝 씩을 꼬박꼬박 버텨준 선수다. 마치 성실하고 책임감 강한 공무원처럼 한 시즌을 소화했다.
승운은 다소 따르지 않았다. 퀄리티 선발을 했지만, '노 디시전'으로 끝난 경기도 5번이나 된다. 이 가운데 4번이 무자책점 경기였다. 이밖에 5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고 내려간 적도 1번 있었다. 이 경기들 가운데 일부에만 승운이 따랐더라도 12~13승 정도는 할 만한 실력이었다. 넥센이 재계약을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브리검은 로저스처럼 압도적인 구위를 지닌 스타일은 아니다. 그러나 한 팀의 에이스는 '구위'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로테이션 전체를 이끌어가며 팀에 신뢰감을 주는 선수다. 그런 면에서 오히려 몸값은 절반밖에 안되더라도 브리검이 로저스보다 나은 에이스 후보일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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