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이 뻔한 영화만큼 지루한 것도 없다. 예측을 벗어나는 전개와 뜻밖의 반전이 있어야 관중의 흥미를 끌 수 있다.
프로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늘 이기는 팀만 이기고, 손쉽게 예상되는 결과만 나온다면 흥미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그런 면에서 최근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는 흥미로운 요소가 늘어났다. 낮은 순위에 있던 팀들이 상위권 팀을 격파하며 순위 지각 변동의 신호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언더독의 반격'이다.
사실 3라운드 초반까지 KBL리그는 다소 맥이 빠져 있었다. 서울 SK와 전주 KCC, 원주DB의 선두권 '빅3'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 이들은 계속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였다. 이 싸움은 흥미로웠지만, 상대적으로 나머지 팀들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빅3에 주로 승리가 집중되며 '뻔한 결말'이 굳어졌기 때문. 순위도 거의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이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지난 주를 기점으로 하위권에 있던 팀들이 상위권 팀을 쓰러트리는 현상이 계속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정체되는 듯 하던 순위도 물갈이가 이뤄지고 있다. 기점은 지난 14일 울산 현대모비스-서울 삼성전부터다. 11일까지 7위였던 모비스는 12일 6위 삼성이 KCC에 패한 덕분에 공동 6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다 14일 삼성을 격파하며 단독 6위가 됐다. 이어 16일에는 전자랜드, 17일에는 3위 DB까지 쓰러트리고 4연승을 거두며 일주일 만에 단독 5위로 급상승했다. 순위 지각변동의 주역을 맡은 셈이다.
LG와 오리온도 이 반격의 대열에 동참했다. LG는 지난주 2승1패로 선전했는데, 특히 17일 KCC전에 84대78로 이긴 게 컸다. 이틀 연속 경기에 원정이라는 불리함을 딛고 얻은 승리였다. 특히 전반전 한때 15점차까지 벌어진 경기를 뒤집으며 팀내 자신감 지수가 급격히 치솟았다. 아직은 8위에 머물러 있지만, LG 또한 순위 지각 변동의 한 축이 될 만 하다. 오리온도 마찬가지다. 현재는 9위다. 그러나 모처럼 연승 모드에 돌입했다. 지난 15일 KCC를 86대81로 꺾으며 얻은 기운을 18일 kt전(88대79 승리)까지 이어갔다.
안양 KGC의 약진도 돋보인다. KGC는 지난 7일 LG전부터 5연승 중이다. 사실 5연승 중 4번은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에 있던 팀을 상대로 얻은 것이었다. 그러나 15일 DB전 승리는 의미가 남다르다. 리그 '빅3'와의 힘 대결에서 이겼기 때문. 덕분에 KGC는 연승 시작전 7위에서 현재는 단독 4위가 됐다. 3위 DB와도 이제 2경기 차이다. 이런 반전 흐름은 시들해져 가던 KBL리그의 인기를 되살릴 수 있는 흥행 요소가 되기에 충분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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