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을 이끄는 수장이 법정 구속됐다. 그것도 횡령과 배임 등 특정경제 가중처벌법 위반에 관한 혐의가 1심에서 유죄로 판결된 탓이다. 경영 행위에 문제가 있었다는 뜻인데, 아무리 대비를 했다고 해도 해당 기업에 피해가 가지 않을 수는 없다. 넥센 히어로즈 구단이 바로 이런 처지다.
넥센 이장석 대표는 지난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9부(부장판사 김수정)에 의해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 즉각 법정 구속됐다. 당초 검찰이 구형한 징역 8년보다는 형량이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징역형이 선고돼 이 대표가 구속되면서 히어로즈 구단에도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상당한 악재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그나마 현재까지는 악영향이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심 선고가 나온 지 채 사흘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고, 그 사이에 주말이 끼어있어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데미지는 아직 미미하다. 더구나 검찰 기소 이후 이번 1심 판결이 나오기까지 약 1년5개월이 소요된 까닭에 구단 내부적으로 여러 대비를 미리 해둔 것도 충격을 줄이는 데 일조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예상되는 악영향을 간과할 순 없다. 아무리 대비를 해뒀다고 해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충격이 전해질 수 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구단의 태생부터 현재 운영까지 이 대표의 영향력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법정 구속과 그에 따른 부재가 향후 구단 경영 및 운영에 어떤 식으로든 데미지를 끼칠 수 밖에 없다.
또한 히어로즈 구단의 기업적 특성도 감안해야 한다. 일반 기업처럼 특정 상품을 생산하고 판매해 그로부터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이 아니라, 프로야구를 통한 '이미지'를 기반으로 마케팅을 하는 기업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간 히어로즈는 다른 구단처럼 모 그룹의 지원으로 운영되지 않았다. 적극적인 스폰서십 유치 마케팅을 통해 구단 운영 자금을 마련해왔다. 넥센 타이어와의 메인 스폰서십을 기반으로 하고, 경기장 내 광고판과 선수들의 헬멧 및 유니폼 등에 자리를 마련해 마케팅 판매 수단으로 삼아왔다. 여기에 광고와 로고를 넣는 구단들은 구단의 성적에 따른 노출 빈도와 건강한 이미지 획득을 노리고 돈을 지불한 것이다. 때문에 이장석 대표의 '횡령 및 배임 유죄 판결'과 그에 따른 이미지 악화는 마케팅 영업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히어로즈 구단의 이미지 마케팅 파트는 어떤 손실을 입고 있을까. 앞서 언급했듯 1심 선고가 나온 지 얼마 안돼 실질적인 피해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스폰서십 영엽은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해 온 결과라 당장 이번 선고에 의한 영향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폰서십의 경우 보통 60~70개 기업이 참여한다. 그런데 2015년 판매 현황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2016년과 2017년에는 10~20% 정도 감소세가 있었지만, 올해는 오히려 2015년의 90%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밝혔다.
스폰서십 판매 영업은 시즌 개막 전에 대부분 이뤄지는데, 1심 선고 이전에 상당부분 진행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런 결과는 마케팅 영업을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기업들도 우리 구단과 오랜 관계를 맺고 있어서 내부 사정을 이미 잘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1심 선고로 인해) 앞으로 걱정되는 면도 있다. 지금 당장은 괜?아보여도 향후 데미지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준비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일단 현재로서는 드러나는 피해는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거대한 문제가 수면 아래 도사리고 있다. 바로 메인 스폰서십 문제다. 일단 넥센 타이어와의 메인 스폰서십이 올해로 만료된다. 구단의 타이틀을 가져가는 메인 스폰서십은 다른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 부분에서는 '이미지 문제'가 큰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넥센과 재협상을 하든, 다른 기업과 접촉하든 상당한 난제가 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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