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그 곳은 행복하시오?". 이 말은 고 김주혁을 사랑했던 모든 이들이 그에게 묻고 싶은 말이었다.
붓 하나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작가 흥부가 남보다 못한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이하 '흥부', 조근현 감독, 영화사궁·발렌타인필름 제작)가 오는 14일 개봉된다.
고전 소설 '흥부전'을 재해석한 독특한 설정의 사극으로 눈길을 끈 '흥부'는 고 김주혁의 유작으로 알려져 있는 작품. 고 김주혁은 지난 해 8월 크랭크업한 '흥부'의 모든 촬영 및 후시 녹음까지 마친 후 지난 11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앞서 고 김주혁은 '비밀은 없다'(2015), '공조'(2017), '석조저택 살인사건'(2017)의 작품에서 입체적이면서도 서늘한 악역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예능 프로그램 KBS '1박2일'을 통해 보여줬던 빈틈이 있으면서도 유쾌하고 친근한 모습과 180도 다른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 연기는 배우 김주혁의 진기를 드러내게 했고 그에게 처음으로 영화상(제 1회 더 서울 어워즈 남우조연상)을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흥부'의 김주혁은 강렬한 악인과는 전혀 다른 따뜻한 얼굴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그가 연기하는 조혁은 극중 작가 흥부(정우)가 쓴 소설 '흥부전' 속 흥부의 모티브가 된 인물로 빈민촌에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키우며 힘든 백성들과 민란군의 정신적 지도자다. 유일하게 물려받은 빈민촌 땅마저 탐하는 권력과 야망에 눈 먼 형 조항리(정진영)와 달리 백성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희망의 조선을 꿈꾼다.
캐릭터의 자체의 설정 뿐 아니라 김주혁이 보여주는 따뜻한 에너지는 영화를 가득 채운다. 고 김주혁은 매 신 따뜻한 미소와 사려 깊은 대사로 관객들에게 영화 '흥부'가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한다. "꿈을 꾸는 자들이 모이면 세상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겠는가"라며 옅게 웃어보이는 조혁의 모습은 보는 이를 울컥하게 만든다. 이런 조혁의 대사 하나와 눈빛 하나 하나가 관객에게는 따뜻한 위로로 다가온다.
훌륭한 연기로 관객들에게 위로를 전한 고 김주혁. '흥부'는 영화 말미 흥부(정우)의 대사를 통해 김주혁에게 관객들을 대변해 인사를 전한다. "그 곳은 행복하시오?"라고. 이 말에는 조혁의 꿈과 소신으로 인해 마침내 행복에 다가갈 수 있게 된 백성이 조혁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건넨 짐심어린 인사이자 고 김주혁의 연기로 따뜻한 위로를 받았던 관객과 그와 함께 연기했던 모든 배우와 제작진들이 그에게 전하는 감사였다.
한편, 정우, 고 김주혁, 정진영, 정해인, 김원해, 정상훈, 천우희, 진구 등이 출연하고 '26' '봄' '번개맨'의 조근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월 14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영화 '흥부'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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