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더독'으로 평가받았다. (우승 후보) 마크(맥모리스)나 맥스(패롯) 만큼의 심적 압박을 받지 않았다. 우리가 하는 건 스노보드다. 스노보드에선 무슨 일이라도 벌어질 수 있다."(평창올림픽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우승자 레드몬드 제라드)
평창올림픽 설원에서 무서운 10대들의 반란이 벌어지고 있다. 11일 두 명의 어린 '틴에이저'들이 세계를 제패했다. 미국의 레드몬드 제라드(만 17세, 2000년 6월 29일생)는 스노보드 남자 슬로프스타일에서 깜짝 우승했다. 대회 전 그는 우승 후보는 아니었다. 이번 대회 미국의 첫 금메달이다. 만 17세의 제라드는 87.16점을 받아 강력한 우승 후보 맥스 패롯(86.00점)과 마크 맥모리스(85.20점)를 제쳤다.
우승한 후 제라드는 "무슨 일이 벌어진거지, 믿기 어렵다. 지금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스노보드 역사의 한줄을 새로 썼다. 생후 17년227일로 최연소 올림픽 스노보드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제라드는 두살 때 처음 스노보드를 접했다.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태어났고, 가족이 2008년 콜로라도주 브레켄리지로 이사하면서 본격적으로 스키 기술을 익혔다. 그는 친형과 함께 집 뒷마당에 스노보드 훈련 시설을 손수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슬로프스타일을 구성하는 장애물을 직접 만들어 놓고 틈날 때마다 홈 트레이닝을 했다.
또 한 명의 10대 반란은 프리스타일스키 여자 모굴에서 벌어졌다. 페린 라퐁(만 19세, 1998년 10월28일생)이 우승하며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프랑스에 안겼다.
라퐁은 78.65점을 받아 대회 2연패를 노린 두포 라퐁테(캐나다·78.56점)과 율리아 갈리세바(카자흐스탄·77.40점)을 눌렀다.
라퐁은 4년전 소치올림픽에선 만 15세에 출전해 14위에 그쳤다. 4년 만에 실력이 껑충 뛰어올랐다. 누구도 예상하지 않은 깜짝 우승이었다.
그는 두 살때 처음 스키를 타기 시작했고, 다섯 살부터 프리스타일스키를 경험했다고 한다. 라퐁이 스키와 친해진 건 가족의 영향이 컸다. 라퐁의 엄마가 몽페리에(프랑스)에서 스키 클럽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라퐁은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정말 힘든 하루였다. 나는 내 능력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소치 때와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난 19세다. 아이 처럼 보일 것이다. 여기 있는게 실감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계 정상 등극을 기다리는 또 다른 영스타도 있다. 그 주인공은 재미교포 클로이 김이다. 미국 대표로 나서는 클로이 김의 나이는 만 17세. 그는 2000년 4월 23일생이다.
그는 부모님의 나라에서 열리는 이번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우승 후보 1순위다.
2년전 2016년 릴레함메르 세계유스올림픽에서 우승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6~2017시즌 FIS 월드컵 랭킹 1위에 올랐고, 현재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클로이 킴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1080도(공중에서 3바퀴) 회전을 2회 연속 성공시켰고, 또 100점 만전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2016년 타임(TIME)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높은 10대 30명'에 뽑히기도 했다. 클로이 김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스노보드를 네 살 때 시작했다. 이번 대회 여자 스노보드 결선은 13일 오전 10시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다.
평창=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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