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빅픽처'라고 믿고 싶은 순간들이 연속으로 다가오고 있다. 고경표의 고난과 역경이 이어지고 있는 '크로스'의 얘기다.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던 삶이었지만, 이정도로 고난이 계속될 줄은 몰랐다. '복수극'이기에 언젠가 복수에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시청자들은 사이다를 기다리고 있다. tvN 월화드라마 '크로스'(최민석 극본, 신용휘 연출)은 김형범(허성태)을 향한 강인규(고경표)의 복수극이 주요 이야기 줄기를 이룬 드라마. 때문에 강인규와 김형범의 복수혈전과 추격전 등이 치밀하게 이어지는 모습을 기대했던 프로그램이다. 특히 강인규는 서번트증후군으로 인해 동체시력이 일반 사람들보다 뛰어난, 이른바 능력자로 설정돼 '크로스' 속에서도 사이다에 가까운 전개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예상됐던 바 있다.
그러나 최근 '크로스'는 청량하고 시원한 사이다를 만나기 전 고구마 단계다. 김형범은 홍길동에 가까운 능력으로 강인규를 이리저리 휘두르고 주무르는 중이고 점점 극단까지 내몰리며 시청자들은 '강력한 한방'을 바라고 있는 중이다. 앞서 김형범이 탈옥에 성공한 뒤 강인규는 더 진퇴양난에 빠졌다. 당뇨 환자였던 백성호(하회정)가 죽음을 맞이하자 결국 무너져내렸고 김형범의 전화 한 통은 강인규를 더 괴롭게 했다. 김형범은 강인규에게 "네 덕에 잘 나왔다"며 "내가 조만간 찾아갈 것"이라는 말을 했다.
두 사람이 곧 만나게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심어졌지만, 이미 백성호는 사망한 상태고 강인규에게는 더 나아갈 수 있는 단서도 얼마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더한 악재가 다가왔다. 강인규는 아버지의 죽은 배후에 대해 알고 있는 이길상(김서형)이 의식이 돌아왔다는 연락을 받고 곧바로 그를 찾았고 김형범의 거취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지만, 이길상도 알 수 없는 죽음을 맞이했다. '데스노트'급으로 강인규 주변의 인물들, 심지어 배후에 대해 알고 있는 인물까지 죽음을 맞이하며 강인규는 더더욱 깊은 늪으로 빠져버린 상태다.
'크로스'는 극단으로 치닫는 중이다. 악인인 김형범은 너무 강하고 강인규는 그에 반해 매 회 당하기만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큰 사이다를 위한 제작진의 고구마'일 수도 있다. 그러나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그저 '고구마의 연속'이라는 인상만 심어줄 뿐이었다. 강인규와 김형범이 맞붙는 장면은 흥미로우면서도 손에 땀을 쥐는 재미를 선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속으로 당하기만 하는 강인규의 불쌍하고도 처절한 모습들은 '제발 이것도 빅픽처였으면 좋겠다'는 시청자들의 외침을 불러오는 중이다.
주인공을 의사로 설정했기에 사람을 살리는 일과 죽이는 일 사이에서 갈등이 찾아올 것이라는 얘기는 이미 시청자들도 예상했던 터. 때문에 시원한 복수가 되지 못할 것 이라는 우려 또한 계속되고 있다. 이런 우려 속에서 '고구마 전개'를 이어가고 있는 '크로스'가 시청자들에게 청량하고도 시원한 사이다 한 병을 선사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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