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되도록 하겠다."
"하아∼."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은 기자회견을 시작하자 외마디 탄식부터 내뱉었다.
아쉬움이 가득한 탄식이었다. 서 감독은 "너무 아쉽다.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여러차례 있었는데 그 흐름을 바꾸지 못해서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서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2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8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의 경기서 1대2로 패했다.
ACL 플레이오프를 포함해 올시즌 2연승을 했던 수원은 이로써 시즌 첫 패배를 기록하며 조별리그 1승1패, 선두 자리를 내줬다.
2골 모두 수비 뒷공간을 노린, 가시마 특유의 공격 전술에 허용한 것이었다. 설상가상으로 0-1 상황에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믿었던 데얀이 실축하는 바람에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하지만 서 감독은 데얀을 책망하지 않았다. 그를 향한 믿음은 변함없었다. 다음에 페널티킥 기회가 왔을 때도 데얀에 또 맡길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서 감독은 "우리에겐 데얀뿐 아니라 염기훈 등 키커들이 있다. 그때, 그때 컨디션에 따라 페널티킥을 맡긴다. 다음에 그런 기회가 온다면 데얀이 다시 찰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서 감독이 이날 못내 아쉬운 것은 수비였다. 뒷공간 득점 찬스에 능한 가시마의 스타일은 서 감독도 전날 미디어데이에서 경계한 대목이었다. 하지만 수원 수비는 이날 여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서 감독은 "수비쪽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 오늘 실점의 경우 수비라인 정비가 된 상황이었고 숫자도 우리가 많은 데도 실점을 했다"고 진단한 뒤 "이런 점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 빠져들어가는 선수를 놓친 부분에 대해 다시 점검하고 더 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수원은 ACL 조별리그에서 가시마와의 원정 리턴매치를 남겨두게 됐다. 서 감독은 자신감을 나타냈다. "제가 수원에서 지휘봉을 잡은 지난 4년 동안 일본에 원정 가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었다. 그 기억을 이어갈 것이다."
그는 이날 패배를 전화위복으로 삼겠다는 의지도 빼놓지 않았다. "ACL에 일찍 참가하느라 동계훈련 준비 기간이 짧았다. 그 때문에 실전 경기에 초점을 맞춰 훈련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 초반이라 생각했던 팀 색깔을 내지 못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 입단한 선수들이 절반 이상 차지하는데 경기를 해나갈수록 스며들어가고 있다. K리그 개막을 앞두고 오늘 패배는 분명히 약이 될 것이다. 그렇게 만들겠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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