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마이클 초이스는 '재야의 고수'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 별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알고보면 엄청난 실력을 지닌 은둔 고수. 그게 바로 동료들이 보는 초이스다.
이런 이미지는 그의 특별한 경력 때문에 생겼다. 지난해 대체 선수로 뒤늦게 리그에 합류한데다 팀도 7위에 그치며 큰 주목을 끌진 못했는데, 수치상에 나타난 위력은 사실 대단했다. 그래서 넥센 장정석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나 동료 선수들은 누구나 초이스의 위력에 엄지를 세운다. 그가 제대로 풀타임 시즌을 치른다면 리그 홈런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서슴지 않는다.
이런 기대는 올해 실현될 수 있을까. 일단 초이스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홈런포를 가동하며 팀 동료들의 기대에 부합하고 있다. 초이스는 22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 에넥스 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연습경기에 2번 우익수로 선발출전해 0-5로 뒤지던 5회초 무사 1루에서 좌중월 2점 홈런을 때렸다. 비록 팀이 6대7로 아쉬운 1점차 패배를 당했지만, 초이스의 홈런 스윙은 여전히 호쾌했다.
지난해 초이스는 17개의 홈런을 때렸다. 채 20개도 되지 않는다고 실망할 건 없다. 그의 출전 경기수가 겨우 46경기 뿐인 게 더 중요한 팩트다. 초이스는 지난해 7월22일에 대니 돈의 대체선수로 넥센이 영입한 선수다. 그리고 7월29일 삼성전에 KBO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이때부터 총 46경기에 나왔다. 뒤늦게 리그에 합류해 상대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시간 여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이스는 타율 3할7리(176타수 54안타)에 17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041에 달한다. 출전 경기수 대비 기록을 보면 왜 넥센 동료들이 초이스의 위력에 다들 고개를 끄덕이는 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특히 초이스는 무시무시한 홈런 생산능력을 지녔다. KBO리그 데뷔 후 7번째 경기였던 8월5일 롯데전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날린 초이스는 8월에 25경기에서 총 6개의 홈런을 치더니, 9월에는 18경기에서 무려 8개를 기록했다. 그리고 시즌 최종전인 10월3일 삼성전에서는 무려 3개의 홈런을 몰아치는 괴력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때문에 출전경기수 대비 홈런 비율로 계산해보면 초이스는 '장외 홈런왕'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46경기에서 17개의 홈런으로 경기당 홈런 수치가 0.37이다. 이는 지난해 KBO리그 홈런왕 SK 최 정의 0.35(130경기-46홈런)를 능가하는 수치다. 단순 계산이지만, 만약 초이스가 이런 페이스로 최 정과 같은 130경기를 소화했다고 치면 약 48개의 홈런을 칠 수 있었다는 결과가 나온다. 그가 '장외 홈런왕'으로 불릴 만한 이유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2017시즌의 기록만 갖고 추론한 결과다. 초이스가 올해도 변함없는 장타력을 유지할 지는 아직 속단할 순 없다. 하지만 일단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통해 드러난 페이스는 나쁘지 않은 듯 하다. 이 상태로 리그 초반부터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다면 분명 초이스는 홈런 레이스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를 듯 하다. 물론 넥센 역시 그 혜택을 많이 받을 것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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