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본 평창동계올림픽 최고의 명장면은 컬링 여자(4인조) 한국과 일본의 준결승전(8대7 한국 승)에서 나왔다.
7-7 동점에서 들어간 연장 11엔드의 마지막 한국 스킵 김은정의 샷이었다. 김은정의 손을 떠난 빨간 스톤(8번째)은 자로잰듯 일본의 노란 스톤 보다 하우스 정중앙(버튼)에 가까운 1번 위치에 미끄러져 들어가 멈춰섰다. 한국이 1득점에 성공하는 순간. 8대7 승리와 함께 사상 첫 올림픽 결승 진출이 확정됐다. 스킵 김은정, 서드 김경애, 세컨드 김선영, 그리고 리드 김영미는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한국은 김은정의 마지막 샷 하나로 극적으로 일본을 꺾으며 예선전 역전 패배를 설욕했다.
이 경기 연장 11엔드는 스톤 하나 하나에 한·일 양국 모두가 손에 땀을 쥐었다. 10엔드에서 1실점 스틸을 당해 동점(7-7)을 허용한 한국이 후공을 잡았다. 리드 김영미의 첫 스톤부터 어이없이 빗나갔다. 힘 조절 실패로 첫 스톤이 하우스 밖으로 나가 버렸다. 막판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준 일본은 침착한 샷으로 한국을 압박했다. 서드 김경애가 분위기를 바꿨다. 환상적인 더블 테이크아웃(스톤 하나로 상대 스톤 2개를 쳐내는 것)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엄청난 압박감 속 침착하던 일본 스킵 후지사와 사츠키도 흔들렸다. 7번째 스톤에서 가드를 세웠는데 하우스와의 거리가 너무 멀었다. 후지사와는 마지막 8번째 스톤으로 가운데에 있던 우리나라의 스톤을 툭 치고 1번에 자리했다. 하지만 김은정은 엄청난 압박감을 이겨내고 침착하게 스로 샷을 던져 일본을 물리쳤다. 한국은 이 일본전 승리로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여자 컬링 올림픽 은메달을 확보했다. 결승전(25일)에서 스웨덴에 패하며 준우승했지만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쾌거였다.
강릉=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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