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기우일 뿐이었다. 젊음의 패기와 회복력은 예상 이상으로 강력했다.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가 지난해 말 손가락 골절상을 당했을 때 많은 팬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12월 개인훈련 중 덤벨을 잘못 내려놨다가 왼손 약지를 부러트렸다. 수술까지는 필요치 않았지만, 6주 진단이 나왔다.
그리고 넥센 구단이 이정후를 1, 2군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했을 때는 팬 뿐만 아니라 일부 야구인들 사이에서도 걱정하는 목소리가 일부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스프링캠프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않고 그 해 1군 무대에서 활약하는 케이스는 매우 드물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지난해 풀타임 첫 시즌을 치러낸 이정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던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걱정은 잠시 접어둬도 될 듯 하다. 우려를 무색케 하듯 이정후는 빠르고 건강하게 몸을 다시 만들었다. 게다가 이 덕분에 뒤늦게나마 스프링캠프에까지 따라갔다. 젊음의 놀라운 회복력에 성실한 노력을 조합해 이정후가 스스로 성취한 효과다.
넥센 구단은 지난 25일에 이정후를 대만에 차려진 퓨처스리그 스프링캠프로 보냈다. 현실적으로 구단이 내릴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선택이었다. 이정후의 부상 부위가 완전히 나아진 것을 확인했고, 그간 체력 및 근력 운동도 열심히 해온 것을 알았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실전 연습 뿐이다. 연습경기를 통해 경기 감각을 되찾고, 겨우내 잠들었던 실전의 승부욕을 되살려놔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이정후가 다 나았다고 해도 현 시점에 미국 애리조나로 보내는 건 비효율적이다. 이동 시간도 멀고, 무엇보다 넥센이 미국에서 연습경기를 그다지 많이 치르지 않는다. 때문에 아예 대만으로 이정후를 보내 거기서 연습경기 등을 치르게 한 뒤 시범경기에 맞춰 1군에 불러오는 게 여러 모로 이득이다.
이제 남은 건 이정후가 남은 스프링캠프 기간에 추가적인 부상 없이 계획대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 뿐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건 '조급함'이다. 만에 하나라도 훈련 페이스가 뒤떨어졌다는 조급함에 무리하다가는 오버페이스 혹은 부상을 당할 위험이 생긴다. 아직 준비할 시간은 많다. 이왕 손가락 부상으로 한 박자 쉰 만큼, 좀 더 긴 호흡으로 남은 기간을 알차게 준비하는 게 효율적일 수 있다. 시간은 이정후의 편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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