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LG 트윈스 새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은 지난 27일 전지훈련지인 일본 오키나와현 우루마시 이시카와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서 난타를 당했다. LG에 입단해 처음으로 가진 실전이었다. 2이닝 동안 6안타를 맞고 5실점했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게 LG 관계자들의 이야기였다. 류중일 감독도 "좋았다, 안좋았다를 말하기는 힘들다"며 별다른 코멘트가 없었다.
그러나 선발투수들에게 연습경기 수치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날 윌슨은 주무기인 직구와 슬라이더를 중점적으로 체크하는 것을 목표로 뒀다. 또한 KBO리그 심판들의 스트라이크존을 파악하는 것도 과제였다. 대체적으로 스트라이크존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했다는 것이 윌슨의 반응이었다.
윌슨은 45개의 공을 던졌다. 구속은 최고 147㎞까지 나왔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최고 150㎞까지 찍었기 때문에 페이스는 90% 가까이 올라왔다고 보면 된다. 직구를 주로 던지면서 자신의 최고의 주무기인 슬라이더도 체크했다. 하지만 2회초 한화 지성준에게 131㎞짜리 슬라이더를 던진 것이 한복판으로 몰리면서 홈런으로 연결돼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윌슨의 슬라이더는 130㎞대 초반에서 형성한다. 슬라이더 구속은 정상 수준에 올라온 셈이다. '팬그래프스닷컴'에 따르면 윌슨은 메이저리그 세 시즌 동안 구종 비율이 직구 46.0%, 슬라이더 22.7%, 싱커 18.7%, 체인지업 11.3%였다.
삼진 2개를 잡은 과정은 위력적이었다. 1회초 정근우를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했고, 2회초 2사 2루서 김태균을 풀카운트에서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구위를 확인했다.
경기 후 윌슨은 "몸상태는 만족한다. 제구가 높게 된 것이 안좋아서 안타를 많이 맞고, 홈런도 맞았다"면서도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몸 상태가 건강하고, 오늘 많이 배워서 다음 경기를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역시 윌슨 관심은 슬라이더와 타자들의 반응이었다. 이어 그는 "미처 생각 못했던 부분들을 많이 보고 많이 배웠다. 오늘 소득이라면 한국 타자에 대해 배운 것"이라면서 "내 최고의 변화구는 슬라이더다. 그런데 오늘 슬라이더가 안 좋은 것이 3개라면 좋았던 것은 2개였다. 첫 등판이라 빠른 볼 위주로 던졌고, 앞으로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늘려가면서 시즌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헨리 소사가 2이닝 6안타 5실점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윌슨도 첫 등판서는 컨디션 확인이 목표였을 것이다. 일단 이번 전훈 캠프 연습경기 둥판은 한 차례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는 오는 3월 3일(KIA 타이거즈), 5일(롯데 자이언츠), 6일(SK 와이번스), 7일(삼성 라이온즈) 등 4차례 연습경기를 치른다. 윌슨은 6일 또는 7일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오키나와=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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