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과 3번 그리고 5번. 이 중에 정답은 무엇일까.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마이클 초이스는 몇 번 타자로 나가면 가장 알맞을까. 장정석 감독은 이 화두를 작년부터 쥐고 있었다. 어떤 답변을 내놓더라도 그럴듯한 설명이 된다. 초이스가 그만큼 다재다능한 타자이기 때문이다. 선구안과 출루율 그리고 장타력까지 갖춰 활용도가 크다. 장 감독은 이런 능력치를 극대화하는 순서를 만들고 싶어했다.
사실 초이스는 지난 시즌 넥센이 처음부터 고른 선수는 아니었다. 2017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대니 돈이 부진하자 급하게 찾은 대체 선수였다. KBO리그에도 7월29일에 첫 선을 보였다. 그래서 46경기 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 46경기에서 보여준 능력이 출중했다. 타율 3할7리(176타수 54안타)에 17홈런 42타점, 그리고 1.041의 OPS(출루율+장타율)를 찍었다.
이런 선수는 중심 타선에 대충 놔둬도 제 몫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장 감독은 약간 다른 발상을 했다. 출루율과 장타력을 겸비한 초이스를 2번으로 전진배치해 팀 공격을 극대화 하려는 아이디어였다. 올해 초반 KBO리그의 트렌드인 '강한 2번' 라인업을 초이스를 통해 실현하려 한 것이다. 그래서 지난해 시즌 후반부터 이런 시도를 했다. 특히나 박병호가 4번으로 컴백하자 이런 구상은 매우 큰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뜻밖의 변수로 인해 '초이스 2번' 구상은 당분간 봉인될 듯 하다. 시즌 초반 초이스가 타격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스프링캠프나 시범경기를 통해서 초이스는 매우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개막 이후 현재까지도 초이스의 컨디션 자체는 최상급이다. 하지만 막상 타석에서 정타가 자꾸 야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타격 침체 현상이 빚어졌다.
결국 장 감독은 변화를 선택했다. 초이스의 부담감을 덜어주는 동시에 보다 효율적인 득점력 향상을 위해 타순을 이리저리 조정한 것이다. 개막 후 5경기 연속 2번으로 나왔던 초이스는 지난 3월30일 대구 삼성전 때 처음 3번으로 나와 5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3번이 맞는 옷일까? 그러나 초이스는 다음 날에도 3번으로 나왔지만 이번엔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러자 다시 1일 대구 삼성전 때 2번으로 귀환, 4타수 1안타 1득점을 했다. 팀은 졌다. 이어 3일 고척 KT전 때 다시 3번 이동,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역시 팀은 졌다.
이렇게 2번과 3번 사이를 오갔지만, 임팩트 있는 모습은 별로 안 나왔다. 그런데 지난 4일 고척 KT전부터 변화가 감지된다. 초이스는 이날 처음으로 5번으로 나왔다. 그리고 시즌 첫 홈런을 날렸다. 다음 날 KT전 때도 역시 5번 타자 선발. 그리고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한다. 5일 경기를 앞둔 장 감독은 "일단 초이스와 김하성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현재 라인업이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초이스의 능력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정답은 5번이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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