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시범경기서 새 외국인 투수 좌완 펠릭스 듀브론트(31)를 1선발이라고 했다. 그는 시범경기에서 2경기 등판해 9이닝 동안 3안타 2볼넷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삼진은 8개를 잡았고, 홈런을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과연 롯데가 보장 몸값 100만달러(계약금 10만달러, 연봉 90만달러)를 주고 데려온 이유가 있는 듯했다.
하지만 시즌을 시작해 보니 물음표가 한 두개가 아니다. 구속과 제구력 모두 기대 이하라는 분석이다. 듀브론트는 지난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해 2⅔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을 각 4개씩 내주며 7실점하는 난조를 보여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2패에 평균자책점은 11.37로 치솟았다. KBO리그 데뷔 첫 3경기서 모두 5점 이상을 줬다.
우선 직구 스피드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듀브론트는 전지훈련 연습경기서 최고 148㎞짜리 직구를 뿌렸다. 국내에 들어와 치른 시범경기에서는 146㎞로 구속이 다소 줄었지만, 평균 구속은 142~143㎞ 정도는 됐다. 그러나 시즌 들어와서는 구속이 더 감소했다. 이날 LG전에서는 롯데 전력분석팀 기준으로 137~143㎞에 머물렀다. 평균 140㎞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물론 이날 사직구장은 날씨가 좋지 않았다. 저녁 기온이 섭씨 10도 안팎이었고, 바람까지 강하게 불었다. 하지만 쌀쌀한 날씨가 생소했다고 볼 수 있을까. 듀브론트는 아열대 기후의 베네수엘라 출신이지만, 메이저리그 시절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컵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초봄과 가을 추위가 심한 미국 북부 연고팀에서 주로 활약했다.
제구력도 안정을 찾는 듯하다 이날 다시 흔들렸다. 볼넷을 4개나 허용했다. 1회초 LG 아도니스 가르시아게 던진 141㎞ 직구는 가운데로 살짝 몰렸다. 3회초 오지환에게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맞을 때도 135㎞ 커터가 바깥쪽으로 치기 좋은 높이로 들어갔다. 그가 3경기, 12⅔이닝 동안 허용한 안타는 14개이고 볼넷은 12개이다. 피안타율은 2할7푼5리지만, 볼넷이 너무 많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가 2.05에 이른다.
롯데는 이날까지 1승10패를 당했다. 선발투수들은 듀브론트를 포함해 단 1승도 따내지 못했다. 듀브론트에게 계속해서 에이스 보직을 맡겨야 할까. 아니 1선발이라 부를 수 있을까. 아직 적응이 안된 것인지, 원래 실력이 그런 것인지 판단하기 아직 이르지만, 가뜩이나 분위기가 다운된 롯데로서는 듀브론트가 1선발 자리에 있다는 자체가 부담스럽다. 선발 순서가 뭐 그리 중요하냐고 물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중요한 경기에 집중적으로 누구를 투입하느냐, 로테이션 전체의 밸런스가 걸린 문제다. 아직까지 듀브론트는 낙제점이다.
롯데에는 지난 3년간 에이스 역할을 해 온 브룩스 레일리가 버티고 있다. 그는 지난 두 경기에서 12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75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신인이나 다름없는 윤성빈은 2경기에서 10이닝 5실점으로 기대감을 갖게 했다. 3경기를 던진 듀브론트에 대해 좀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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