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들어와!"
지난 1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두산이 8대1로 완승을 거뒀지만, 경기가 끝난 후 한참 동안 양의지가 야구팬들의 화두에 올랐다. 경기 도중 스트라이크존 판정에 대한 의견 표출 때문이었다.
문제의 상황은 7회초에 나왔다. 김재환이 2B2S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후 양의지가 타석에 들어섰다. 삼성의 두번째 투수 임현준을 상대했고, 약간 빠진듯 한 초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양의지는 표정으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심한 어필은 아니었으나, 중계 화면으로 경기를 지켜봤을 때 대략적인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1구에 이어 2번째 공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고, 2B2S까지 승부를 끌고 갔던 양의지는 7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7회초 두산 공격이 끝나고, 7회말 수비를 앞둔 상황에서 양의지가 다시 포수 마스크를 섰다. 투수 곽 빈의 공을 받는데 다소 오해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후 김태형 감독이 화난듯 한 표정으로 직접 양의지를 불러 주의를 주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이 장면은 경기가 끝나고 두고두고 이슈가 됐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양의지의 이름이 계속해서 상위권에 오르내린 이유이기도 하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도중 양의지를 불러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김 감독은 "주의를 줬다. 심판이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보고 있는데, 그런 것 가지고 항의를 해서는 안된다. 심판들이 선수 개인에게 어떤 감정이 있거나, 이유가 있어서 불공정한 판정을 하는 것이 아니다. 전체적인 결정이다. 선수가 적응해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결국 김 감독이 보는 눈이 많은 상황에서 주전 포수에게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한 이유는, 선수단 전체에게 띄우는 내용이기도 하다.
두산은 불과 며칠 전에도 비슷한 상황이 나왔었다. 주장 오재원이 지난 3일 LG 트윈스와의 경기 도중 스트라이크 판정을 두고 박종철 구심에게 항의를 했다가 퇴장을 당했었다. 당시에도 논란이 됐었다. 심판의 퇴장 판정이 과하다는 팬들의 이야기가 나왔다. 심지어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에서도 5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오재원의 퇴장과 관련해 절차적 문제가 있고 선수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커졌었다. 오재원이 퇴장당한 이튿날, 김태형 감독은 "지난 감독자 회의 때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해 항의하지 말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오재원도 이런 맥락이 적용된 것 같다"면서 "주장으로서 팀 분위기를 생각해 나서서 이야기를 한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결국 김태형 감독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반항할 일이 아니라, 먼저 심판들의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뜻을 공개적으로 표시한 것이다. 심판위원들 역시 타고투저나, 스피드업에 관한 이슈로 많은 압박을 받고있는 것이 사실이다. 서로 민감한 상황에서 충돌을 일으키면, 더욱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경기 도중 김태형 감독이 양의지에게 화를 낸 이유다.
대구=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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