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이후 순항하는 듯 했던 영웅 군단이 흔들리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가 시즌 첫 4연패를 당하면서 승률 5할 고지가 무너졌다. '아직은 괜찮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최근의 모습이라면 연패가 더 길어진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 긴장의 끈을 다시 조이고, 투지를 끓어 올려야 할 때다.
무엇보다도 4번 타자 박병호의 부활이 절실하다. 최근 팀의 연패는 그의 타격 부진과 밀접히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연패의 원인은 다양하다. 박병호의 부진은 그 중 한 요소일 뿐이다. 하지만 넥센이 연패를 끊어내고 침체된 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박병호의 방망이에서 불꽃이 튀어야 한다. 그의 팀내 위치와 상징성을 감안하면, 그 '불꽃'이 커다란 폭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예상했던 바지만, 최근 들어 박병호에 대한 견제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일단 상대 배터리는 까다로운 승부로 시작한다. 볼넷을 허용하는 것까지도 감안해 바깥쪽 코스를 집중적으로 파고 든다. 지난 10일 울산 롯데전에서도 박병호는 1회에 상대 선발 김원중으로부터 볼넷을 얻어나갔다. 출루한 건 의미가 있지만, 문제는 이것이 득점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작정하고 어렵게 던지는 공까지 잘 치긴 어렵다. 게다가 이런 패턴의 승부가 최근 몇 경기 계속 이어지면서 박병호의 타격 밸런스 자체도 흐트러졌다. 그러다 보니 때로는 치기 좋은 실투도 놓치거나 범타에 그치곤 한다. 전형적으로 타자들이 슬럼프에 빠질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결국 최근 5경기에서 박병호는 타율 1할6푼7리에 그치고 있다. 4개의 볼넷과 1개의 자동 고의4구를 얻어냈지만, 타점과 득점은 1개씩에 그쳤다. 득점권 상황에서는 4타수 1안타 1볼넷 1고의4구를 기록하면서 1안타로 1타점에 그쳤다. 상대 배터리가 가장 이상적으로 원하던 결과다. 그리고 이렇게 박병호가 1할대 타율과 2할5푼의 득점권 타율에 그친 최근 5경기에서 넥센은 1승4패를 기록했다.
결국은 박병호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분명히 그는 기술과 힘에 있어서 KBO리그 최정점에 있는 타자다. 최근 상대 배터리의 승부 패턴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지에 대한 분석도 충분히 하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해답을 보여줘야 한다. 연패가 더 길어지기 전에.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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