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심장', 손아섭(30·롯데 자이언츠)에 붙는 수식어다.
근성도 빼놓을 수 없다. 훈련을 허투루 하는 법이 없다. 너무 많은 훈련 탓에 지적을 받을 정도다. 경기를 앞두고 스스로를 다스리면서 집중력을 끌어 올리는 루틴(Routine)은 이기고 싶다는 열망의 표현이다. 팬들에게 '미스터 자이언츠'로 인정 받을 수 있는 이유다.
노력의 결실은 시즌 초반부터 기록으로 드러나고 있다. 꾸준히 3할대 타율을 유지하면서 팀 공격의 선봉에 섰다. 좌우 외야를 가리지 않는 수비도 여전했다. 롯데는 개막 후 7연패를 끊는데 성공했으나 여전히 바닥을 헤매고 있다. 프로 12년차, 어느덧 중고참 서열에 접어든 손아섭에겐 최근 팀 부진이 누구보다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자신을 바라보는 후배들의 위축된 모습도 마찬가지다.
11일 넥센전을 앞두고 만난 손아섭의 메시지는 간결했다. "열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더 낫다." 근성 넘치는 플레이를 앞세우는 손아섭 다운 발언이었다. 손아섭은 "행동 하나하나가 중요할 때다. 나태한 모습을 보이지 않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144경기 모두 똑같은 마음을 갖고 경기에 임한다. 운동장에서 보여주는 수밖에 없다. 그런 모습이 후배들에게 좋게 비춰진다면..."이라고 말했다.
말보다 행동, 뻔한 답 같지만 스스로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기도 하다. 손아섭은 "팀이 부진하면 선수들은 침체될 수밖에 없고, 후배들은 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나도 신인 시절에는 매일 압박을 느꼈다. 주변에서 누구나 이야기를 할 수 있지만 그게 귀에 얼마나 들어오겠나. 아무리 좋은 말도 계속하면 잔소리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룸메이트인 나종덕(20·포수)에게 '후회없이 뛰어라. 눈치보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실패를 해봐야 부족한 부분을 알 수 있다. 실수가 곧 공부가 된다"며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마음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10일 넥센전에서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섰던 채태인(36)이 3루 방향 기습번트 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과 송구 실책을 묶어 2루까지 진루한 것을 두고는 "(채)태인이형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팀이 뭉치고 후배들도 의욕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 그(플레이) 자체가 메시지"라며 "모두가 팀을 위해 희생하는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손아섭의 바람은 통했다. 롯데는 11일 넥센전에서 오랜만에 활발한 타격과 탄탄한 계투를 펼치면서 12대0, 대승을 얻었다. 롯데의 근성이 살아나고 있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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