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가 결국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고의성'이 있었다는 판단을 했다. 두산 베어스 양의지에게 전격 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KBO는 12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어 지난 10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때 나온 양의지의 '고의 포구 회피' 상황을 재조사한 뒤 300만원의 벌금과 80시간의 유소년 봉사 징계를 내렸다. 출장 정지는 없었다.
두산 포수 양의지는 이날 경기 7회말 수비를 앞두고 선발 후랭코프에 이어 등판한 곽 빈이 연습 투구로 던진 떨어지는 변화구를 잡지 않고 살짝 몸을 피했다. 볼은 뒤에 서 있던 정종수 주심의 다리에 맞을 뻔했는데, 그나마 정 주심이 이를 피하며 공은 백네트 쪽으로 흘러갔다. 이후 미묘한 상황이 전개됐다. 정 주심은 한참 동안 양의지를 쳐다봤고, 두산 김태형이 양의지를 더그아웃으로 불러들여 주의를 주는 듯한 장면이 중계 화면에 나왔다.
이 상황을 이해하려면 앞서 7회초 두산 공격 때 벌어진 일을 복기할 필요가 있다. 양의지는 6-0으로 앞선 7회초 1사 후 타석에 나왔다가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런데 바깥쪽 코스로 들어온 초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아쉬움을 드러냈다. 강한 어필은 아니었지만 판정에 대해 불만이 있다는 걸 표현하기는 충분했다. 이 장면이 나온 뒤 곧바로 수비 이닝 때 일부러 공을 잡지 않는 듯한 상황이 나오자 논란이 커진 것이었다.
물론 양의지는 구단을 통해 "순간적으로 공이 보이지 않아 피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고의성에 대한 의심을 충분히 받을 만 했다. 김 감독 역시 11일 삼성전을 앞두고 전날 상황에 관해 "경기가 끝나고 하이라이트 영상을 봤는데 양의지의 행동은 충분히 오해 소지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때문에 KBO는 이 상황에 대해 신중히 접근했다. 10일 경기가 끝난 뒤 해당 경기의 경기 감독관과 주심으로부터 각각 경위서를 받았고, 이어 11일 오후에는 상벌위원회 개최를 결정하게 됐다. 이 결정 후 KBO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을 통해 "다각도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본인은 공이 순간 보이지 않아 피했을 뿐이라고 하는데, 화면을 보면 다른 의도를 의심할 수도 있다. 스포츠맨십에 입각해 비신사적 행위라고 판단될 경우 적절한 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다"며 징계 가능성을 언급했다. 결국 상벌위원회에서는 경위서 등 여러 자료를 근거로 종합적인 판단을 한 끝에 양의지에게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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